경찰에 '호통' 의료진에 '퉤' 극보수 '민낯'..난감한 통합당 '선긋기'

최현만 기자 2020. 8. 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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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동행 거부하며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나"
통합당 "우린 집회 참가 독려 안했다..방역 실패 엮지 말라"
서울 국회의사당역 승강장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경찰의 모습.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페이스북)/뉴스1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보수집회 참가자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의료진을 협박하거나 난동을 부리고, 방역당국과 경찰의 행정집행에 맞서는 등 수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이 된 광복절 보수단체 집회에 대한 여권과 여론 비판이 높아지자 미래통합당은 선 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과거 자당 소속 인사들의 잇단 돌출 행보가 입길에 오르자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20일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경찰의 동행 요구를 거부하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을 자초했다. 김 전 지사는 경찰과 맞서는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올렸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전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경찰 3명은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이후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A씨를 상대로 연행을 시도했다. A씨가 코로나19 검체검사도 거부하자 경찰이 강제 연행에 나선 상황이었다.

경찰은 감염의심자인 A씨와 함께 있던 김 전 지사에게도 함께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전 지사는 양성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광화문 집회에 동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왜 나보고 가자고 하느냐"며 "사람을 뭘로 보냐"고 거칠게 반발했다.

김 전 지사는 "언제부터 경찰이 남의 건강까시 신경 썼냐"며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다"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경찰이 "강제로 가자는게 아니라 (A씨와 동행했으니) 같이 가주면 감사하다는 의미"라고 재차 동행을 설득했지만 김 전 지사는 이를 거부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이같은 행동을 스스로 공개해 '투사' 이미지를 부각하려 했지만 방역무시 행태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3선 하면 코로나 면역이 생기냐"며 "경찰에서 당신 건강을 챙겨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당신으로 인해 발생할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려는 거지"라고 힐난했다.

구독자 129만명을 보유한 대표적인 보수 유튜버 신혜식씨 역시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병원에서 방송을 통해 "소통(방송)만 못하게 해봐, 자해행위라도 벌일 판"이라고 의료진을 협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간호사가 아파서 들어왔으면 인터넷 방송을 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열 받아서 간호사와 대판 싸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신씨는 8.15 광화문 집회 현장을 생중계한 바 있다.

보수 인사들의 잇단 방역 무시 행동에 대한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이들이 코로나19 감염장이 된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사실이 드러난 데다, 불평불만을 분출한 대상이 방역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경찰과 의료진들이기 때문이다.

광화문 집회 현장 통제와 관리를 맡은 경찰관 7600여 명 전원이 검체검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이들의 행태는 더욱 지탄을 받았다. 광화문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랑제일교회 신도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연행 과정에서 접촉한 경찰 20여 명이 격리 조치된 사례도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특히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방역 비협조 사례는 심각한 수준이다.

경기 포천시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신도 리스트에 포함된 부부 중 한 명이 "나는 증상이 없는데 왜 검사를 받아야 하나"며 돌연 보건소 직원들을 껴안고 팔을 만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너네도 (코로나19) 걸려봐라. 내가 너네를 만졌으니까 검사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주변에 침을 뱉기도 했다.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에도 참석한 이 부부는 하루 뒤 확진 판정을 받고 안산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다.

이 밖에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하거나 병원을 탈출하는 등 방역에 비협조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보수 단체 및 인사들의 잇단 돌출행위에 미래통합당은 난감한 입장이다. 정권에 반대하는 극렬 보수인사들은 자당의 공공연한 지지층이지만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대의 발목을 잡는 이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집회를 주최하지도, 참가를 독려하지도 않았다"며 "우리 당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방역 실패를 우리 당과 어떻게든 엮으려 하는 것은 옹졸하고 치졸한 행태"라고 덧붙였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도 전날(19일) 전광훈 목사에 대해 "정부의 방역 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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