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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없는 날에도 택배노동자 1명 터미널에서 사망

이효상 기자 입력 2020. 08. 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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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택배 서비스가 시작된 지 28년만에 택배업계가 14일을 ‘택배 없는 날’ 로 정해 주요택배업체 물류센터를 비롯한 운송기사들이 휴뮤에 들어갔다. 서울의 한 택배업체에는 운송을 멈춘 차들이 집하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택배없는 날’ 휴가 기간이던 지난 16일에도 택배노동자 한 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들어 일하다 사망한 택배노동자의 수는 6명으로 늘었다.

20일 전국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경북 예천에서 CJ대한통운 택배를 배달하는 택배기사 이모씨(46)가 일요일이던 지난 16일 물류터미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일이 없는 일요일임에도 출근해 터미널 주변의 잡초 제거 작업을 하다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출근한 탓에 뒤늦게 발견된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씨는 지난 4년간 택배일을 했고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연대노조는 “이씨는 평소 한 달에 1만개를 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매일 밤 10~11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고 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CJ대한통운 기사들은 한 달 평균 6000~7000개 가량의 택배를 배달한다. 통상 도시지역의 경우 아파트 등 주거지가 밀집돼 있어 처리 물량이 많은 반면, 인구밀도가 낮은 도농 복합지역의 경우 배송거리가 길어 처리 물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이씨는 도농 지역을 배송지로 삼으면서도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물량을 배송한 셈이다. 그는 CJ대한통운 이외에도 롯데·한진택배의 물량까지 일부 배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일요일까지 출근한 까닭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택배연대노조와 동료들에 따르면 이씨는 평소에도 일요일에 출근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택배없는 날’에도 이어진 이씨의 사망으로 올들어 코로나19가 확산된 이래 사망한 택배노동자의 수는 6명으로 늘었다. 이중 시장점유율이 높은 CJ대한통운 소속 노동자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CJ대한통운은 “고인과 유가족에 대해 깊은 애도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휴일에 혼자 출근한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회사는 택배기사들의 건강검진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택배종사자 건강증진 프로그램 및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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