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유사강간 대학교수 "술취해 필름 끊겨" 블랙아웃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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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국립대학교 교수 측이 당시 "필름이 끊겼다"며 "'블랙아웃'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20일 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학교 교수 A씨(61) 3차 공판에서 피고인 심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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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교수 지위 이용 죄질 불량" 징역 6년 구형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자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국립대학교 교수 측이 당시 "필름이 끊겼다"며 "'블랙아웃'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20일 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학교 교수 A씨(61) 3차 공판에서 피고인 심문을 했다.
그동안 우울증 등 심신미약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해온 A씨는 이날 만취한 상태여서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블랙아웃'이었음을 주장했다.
A씨는 "(범행 장소)노래주점에 들어간 뒤 술에 취해 조각조각 기억이 날 뿐 전체적인 기억이 없다"며 "다만 영상 등 증거자료를 봤을 때 범행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단편적인 기억은 난다고 하면서 범행 기억만 없다는 것이냐"며 "CCTV 영상을 보면 걸음걸이 등 인사불성 정도로 취해 보이지 않는다"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판부는 A씨가 합의를 위해 피해자에게 제안한 장학생 유학 추천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장학비용은 대학 예산으로 지급해야 하고 다른 학생의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손 안대고 코푸는 격 아니냐"고 질책했다.
A씨는 "금전 얘기만 꺼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아 유학을 제안한 것"이라며 "남의 기회를 뺏는 부분은 생각 못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재판부의 심문 내용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사회활동 이력을 거론하자 A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범행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따졌다.
또 "내가 왜 구속이 돼야 하느냐"며 "판사는 선고만 하면 되지 사람을 왜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느냐. 도마에 올려놓고"라고 외쳤다.
A씨는 "재판부가 예단을 하고 있다. 내가 법리는 몰라도 상식은 있다"며 "저도 인간이다. 의도가 있는 질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형에 필요한 질문이다. 피고인과 논쟁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교수지위를 이용한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는 형식적으로 합의를 했을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며 A씨에게 징역 6년과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명령 등을 구형했다.
A씨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교수 지위를 이용한 갑질 행위가 아니다"며 "아픔이 있는 제자를 위로하려다 술 때문인지 평소 복용하던 약 때문인지 모르지만 블랙아웃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며 집행유예를 요청했다.
A씨 선고공판일은 9월17일로 예정됐다.
A교수는 지난해 10월30일 저녁 여자 제자와 저녁식사를 한 뒤 제주시 한 노래주점에서 강제추행하고 유사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 불구속 기소된 A씨를 직권으로 구속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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