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명씩 하객 쪼개는 예식장.. '눈 가리고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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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 이상 모임 금지요? 칸막이를 설치해서 49명씩 나누면 가능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백명으로 급증해 정부가 실내 50인 이상 모임 및 행사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일선에서는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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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화장실·식당 등 동선 겹쳐
정부, 관리·감독 세부지침 없어
서울선 '불허' 경기 '허용' 혼돈
전문가 "감염 위험 높아" 지적
예식장 거리두기 자리 배치 50인 이상 실내모임이 금지되면서 결혼식장도 정상운영이 어려워졌다. 20일 서울 한 대형 예식장에서 직원들이 주말 결혼식을 앞두고 피로연장 의자를 거리두기 등을 위해 정리하고 있다. 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백명으로 급증해 정부가 실내 50인 이상 모임 및 행사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일선에서는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정부에서 뚜렷한 지침을 마련하지 않자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사례마다 각기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서울 강남 한 결혼식장은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이 참석하는 결혼식을 변함없이 진행한다. 대신 하객을 49명씩 쪼개는 방식이다. 예컨대 한 예비부부는 23일 이 결혼식장에서 백명 이상이 참여하는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을 진행하는 웨딩홀에는 지침대로 예비부부 포함 49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는 웨딩홀 안에 동시에 있을 수 있는 인원이 최대 49명이라는 것일 뿐, 정원 49명 안에서 수백명이 웨딩홀을 드나들어도 된다는 것이다.
또 식사하는 연회장의 경우 천장까지 연결되는 슬라이딩 도어로 간이 벽을 세워 ‘독립된 공간’으로 만들어 49명씩 수용하기로 했다. 음식은 일반식당처럼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다수의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뷔페는 원칙적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결혼식장은 이런 식으로 ‘하객 쪼개기’를 하면 정부 지침을 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록 결혼식장 입구를 통해 수백명이 왔다 갔다 하고, 수백명이 화장실을 이용하고, 수백명이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하지만, ‘원칙상’ 50명 이상 모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독립된 공간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 지침은 코로나19 전파 억제가 목적인 만큼 독립적인 공간에서 50인 미만이 모여야 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현장에서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에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하고, 이 경우(간이칸막이)는 (모임을) 허용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편법적 행위라며, 집단감염을 걱정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편법으로 50인 미만 모임이란 조건을 맞춘 것인데, 감염 측면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행위”라며 “한 건물에 수백명이 모여 같은 출입구와 화장실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간이칸막이로 나눴다고 해도 같은 목적으로 가지고 온 사람들을 합산해 50명 이상의 모임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에서는 결혼식장 등에 맞는 세부적이며 뚜렷한 지침을 마련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뚜렷한 기준을 세워야 할 질병관리본부도 세부 지침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하객 간) 접촉이 없고 명확히 분리돼 있으며, 간이칸막이 설치로 하객이 서로 겹치지 않으며 출입구도 각각 있는 경우 (하객 쪼개기가) 가능하다”면서도 “(건물) 안에서 분리돼 있어도 (건물 입구 등) 한곳에서 다 만나면 간이칸막이 설치가 의미 없다”고 설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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