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확진 500명 수준 늘면 광복절집회 폭발로 봐야"

박종홍 기자 2020. 8. 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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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참가·전광훈교회 명단확인 난항..신규확진 300명 돌파
버스상경 참가자 '뇌관'.."사회전체 리스크 낮추는 게 관건"
20일 오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간 서울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측 관계자들과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집단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 참가자들이 지방 곳곳에서 상경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 각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집회 참가자들의 비협조로 방역당국은 명단확보나 동선 파악에도 애를 먹는 상황도 우려를 가중시킨다.

21일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신도 명단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질병관리본부 공무원들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교회에 진입해 명단을 확보하려 시도했지만 교인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실패했다.

방역당국은 광복절 당시 집회 참가자들 전체를 파악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 지방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집회에 참가한 전체 인원이 7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 상황이지만, 당일 2만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추산되기 때문에 아직 파악되지 않은 참가자가 상당수 남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20일 신규 확진자 수는 324명이다. 지난 13일부터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웃돌다가 18~19일에는 300명 가까이로 치솟았는데, 20일 300명을 돌파한 것이다.

집회·교회의 확진자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관련 신규 확진자가 각각 7명, 10명이 늘었다. 경기도에서도 모두 10명 이상 증가했고, 부산·경상에서도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가 8명 추가됐다.

전날까지 집계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60명이었다. 이 중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42명, 교회와 무관한 단순 집회 참가자는 18명이다. 당일 집회를 관리했던 경찰관 4명도 감염됐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며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대유행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가 평균 7일 정도이기 때문에 집회 당시부터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인 22일 정도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장마기간 동안 시민들이 외부활동을 제한받은 결과 실내활동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지금 300명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것은 당시의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15일 집회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시점인 내일(22일) 정도부터 확진자가 지금의 300명 수준보다 많은 500~600명 정도씩 나온다면 광화문 집회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방역 의식이 느슨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카페에서는 테이크아웃으로 이용하거나 식당에서도 배달·포장해 밖에서 먹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도 "정부가 소비진작 때문에 임시공휴일을 만드는 등 국민들이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면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시민들이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지나보다'는 생각을 갖게된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경기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유흥주점 등 고위험시설 12종의 운영도 중단됐다.

서울시는 21일부터 10명 이상 모이는 집회를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다. 금지 대상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가 필요한 집회다.

방역 방침이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 교수는 "정부가 방역 강조에 대해 반복적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언론을 통해 홍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미 코로나19가 퍼져나간 부분이 있어서 지금은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어디서 어떻게 걸려도 이상하지 않다"며 "사회 전체의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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