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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억울하오.. 광화문 집회 비난에 허가 이유 공개한 법원

양은경 기자 입력 2020. 08. 21. 16:03 수정 2020. 08.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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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원천 금지는 집회의 자유 보장한 헌법 위반
14일까지는 옥외집회 코로나 확산 없어
이전 집회서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쓴 것도 고려
전광훈 목사/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비롯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중심으로 코로나 19확진자가 급증하자 이 집회를 허가한 재판부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담당 판사에 대해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만인 21일 답변 기준인 20만에 육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재판부가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선 불허하고 광화문 집회만 허용했다는 편파성을 보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행정법원은 이례적으로 결정문 전문(全文) 을 공개했다.

◇집회 자체 금지는 헌법에 반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재판장 박형순)는 14일 2건의 집회금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15일 집회에 대해 총 10건의 집행정지 신청이 들어왔는데 나머지8건은 기각돼 사실상 불법 상태로 집회를 강행했다. 집행정지가 인용된 단체는 ‘국가비상대책위원회’와 보수단체 ‘일파만파’다. 민모씨 등이 이끄는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15일 을지로입구 2개 차로에서 2000명의 집회신고를 냈다. 서울시는 13일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이 집회에 대해 집회금지를 통보했다. 그러자 이들은 집회금지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고 했다. 헌법 21조가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구성요소이고, 집회 장소와 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방역수칙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집회 개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한 소지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가 2월 26일부터 도심 주변 집회를 일괄적으로 금지했을 뿐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민씨 등은 코로나 19사태 이후 서초역 주변에서 집회를 하면서 입구에 데스크를 설치해 체온측정,손소독, 일회용 장갑 배부 등 방역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며 “이 사건 집회에서도 적절히 준수될 있을 것으로 추인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실제 집회에서는 다를 수 있고, 소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 사실상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에 대한 객관적 증거도 없으며,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이 무엇인지를 단계적으로 탐구해 나가야 하는데 서울시는 애초부터 집회 자체를 금지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 제한을 통한 위험성 감소를 시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의 결정에는 당시까지는 옥외집회로 인한 코로나 19확산이 드러나지 않았던 점도 작용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및 여의도에서 각 2000명의 집회가, 7일에는 여의도에서 1만여명 규모의 집회가 열렸지만 이로 인해 코로나 19가 확산됐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4일 기준으로 수도권 확산세가 가속화됐다고 하더라도 옥외집회에서의 코로나 19확산 사례가 존재하지 않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 이 사건 집회로 감염병이 확산되리라고 단언하기 어렵고 신청인들이 마련한 방역 수칙, 집회의 구체적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집회금지 효력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일파만파의 경우 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광화문 로터리 등에서 100여명이 집회하겠다고 신고했다가 금지통보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집회 장소 인근 차로의 면적과 범위를 고려하면 100명의 참가자가 서로 1미터 이상 떨어져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방역 위해 집회장소는 제한할 수 있어

한 매체는 이 재판부가 지난 5월 대기업 하청업체 해고자들이 신청한 집회는 불허했다며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행정법원은 “해당 결정과 이번 사건은 판단 대상이 전혀 다르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서울시의 ‘집회 전면금지 처분’에 대해 판단한 것이고 해당 사건은 ‘집회 제한 고시’에 대한 것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종로구청은 지난 5월 26일 감염병예방법에근거해 집회 제한 고시를 만들었다. 종로 1가~종로 6가 주변 도로 및 인도, 대학로 일대 등 집회금지 장소 6곳을 선정해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단계 해제시까지 적용한 것이다. 전국공공운수서비스노조는 고시일 이전인 5월 15일 아시아나 계열사의 부당 정리해고를 촉구하는 100명 규모의 결의대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해당 집회장소는 이후 종로구청의 ‘집회 금지장소’에 포함됐다.종로경찰서장은 이 집회에 대해 따로 금지통고를 하지는 않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 해 달라고 안내하기만 했다. 그에 따라 이들은 해당 장소에서 집회를 해 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고시가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까지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위법하다”고 소송을 낸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는 집회 장소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다른 장소에서의 집회 개최가 불가능하지 않다”며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봤다.

법원 관계자는 “집회를 원천적으로 금지한 처분에 대해서는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들어 위법하다고 판단한 반면, 집회 장소만을 제한한 고시는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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