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법원 2주간 휴정 권고..정부·공공기관 업무도 차질 우려

서진우,지홍구,박승철 2020. 8.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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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300명대 확진
광화문집회 확진자 53명 늘어
잠복기 지난후 대폭 급증 우려
깜깜이 환자 비중은 15% 육박
사랑제일교회 관련 732명 감염
60대이상 고령자비중 40%넘어
동창회 속초여행發 17명 확진

◆ 코로나 재확산 패닉 ◆

서울시 공무원에 이어 전주지법 부장판사, 경찰청 본청 경찰관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행정 업무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각급 법원 재판이 연기되고, 서울시청과 경찰청 일부 층이 일시 폐쇄되는 등 행정 차질이 이미 현실화했다. 21일 법원행정처는 각 법원에 오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예정된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권고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기 때와 같은 조치다. 각 재판부가 권고를 받아들일 의무는 없으나 긴급을 요하지 않는 사건의 재판 진행은 더욱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57·사법연수원 18기)은 "법원행정처 코로나19 대응위원회는 전국적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8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구속 관련이나 가처분 등 긴급을 요하는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 재판기일을 연기·변경하는 등 휴정기에 준한 운영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권고했다.

법원행정처의 이 같은 결정에는 이날 현직 전주지법 부장판사 확진 판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직 판사의 확진은 이번이 처음이라 사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전주지법은 21일 재판을 모두 연기하고 보건당국은 청사를 소독했다. 전주지법은 "해당 부장판사는 18일부터 확진 전까지 재판을 하지 않았으며 근무 중에는 항상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근무한 정보통신융합계 사무실이 있는 13층을 폐쇄한 후 방역 조치에 나섰다. 경찰에서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이뤄진 집회에 배치됐던 경찰관 1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집회 관련 확진자가 총 5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광복절 집회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닫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감염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가 21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밝힌 신규 확진자 통계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자만 315명으로 지난 3월 8일 이후 다섯 달 남짓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광화문 집회 참석 인원이 수만 명에 이를 정도로 워낙 많았고 여기서 나온 감염자가 다시 전국으로 흩어지면서 지방 N차 감염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모르는 사례도 수두룩하다는 점이 방역당국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그전 2주간 감염 경로가 미상인 '깜깜이' 환자 비율이 이달 9일에만 해도 9.2%로 10% 미만이었다. 하지만 광복절 연휴를 거치며 확 늘어나 지난 20일 0시 기준 14.7%로 15% 수준에 육박했다.

수도권 최대 감염처인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21일 낮 12시 기준 5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총 732명으로 불어났다. 수도권이 686명으로 제일 많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현재까지 확진자 46명이 확인됐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관련 추가 전파로 인한 확진자 발생 장소는 무려 19곳에 이른다. 종교시설 7곳과 요양시설 4곳, 의료기관 2곳, 직장 5곳, 학교 1곳 등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100명이다. 이날 서울 지하철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역장과 청소 노동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53명이 증가해 총 71명이 됐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강원랜드는 21일 원주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식음팀 직원이 양성 판정을 받자 이날 오전 10시부터 22일 오전 6시까지 카지노 영업장을 임시 휴장하기로 했다.

여름 휴가철 '바캉스 감염'도 현실화됐다. 지난 9~10일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떠났던 한 동창회에서도 일행 등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진우 기자 / 지홍구 기자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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