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로 다 퍼져..정은경 "주말 집에 머물러달라"

최원형 2020. 8. 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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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장·경찰 등 무차별 감염
판사·청소 노동자·대기업 직원 등
장소와 때 가리지 않고 전염 속출
동창회 등 휴가철 전파 잇따르고
학교도 비상..849곳 폐쇄 '최고치'
'깜깜이 환자' 2주 동안에 353명
사랑제일교회발 19곳 추가 전파
역학조사 중인 데도 168곳 달해
정 본부장 "어디도 안전하지 않아
주말에 억제 안되면 3단계 검토"
제주도는 21일 27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의 어머니 ㄱ씨가 28번째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ㄱ씨의 근무지인 제주 서귀포시 중문골프클럽이 임시폐쇄돼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어디서나, 어느 공간에서나, 누구나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그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검사, 격리조치로 유행을 통제해왔지만 현재 유행 규모와 확산 속도는 방역조치만으로는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람 간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도 현직 판사와 경찰, 대기업 직원 등 예기치 못한 곳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교회뿐 아니라 식당과 카페, 휴가지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 코로나19 확산세를 보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3단계 격상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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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환자 비중 16.4%로 급증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24명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를 기록한 건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날 모든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국적 대유행의 문턱에 들어섰다. 수도권 외에 충남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강원 9명, 부산 8명, 대전·경북·전남에서도 6명씩 나왔다. 비수도권에서만 신규 확진자가 71명이나 나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이번 유행 초기와도 다른 양상이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핵심 집단감염 고리인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732명으로 늘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은 19개 장소에서 추가 전파가 일어났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장소만 168곳에 이른다. 또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들(누적 71명)이 전국 12개 시·도에 퍼져 있으면서, 각 지역으로 감염이 확산될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2주간(8~21일) 확진자 2151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전체의 16.4%(353명)에 이른 것도 전국적 대유행을 경고하는 ‘적신호’다. 정 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 등 수도권 집단발생이 8·15 광화문 집회, 여름철 휴가를 매개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찾아내지 못한 지역사회 감염원이 무증상·경증 상태로 전파를 지속하고 있어, 개별적인 또 다른 유행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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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대기업 연구원부터 동창회 여행모임까지

확진자 증가 곡선이 가파르게 진행되다 보니, 곳곳에서 무차별적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는 이날 전주지법 부장판사가 현직 판사 중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걸렸다. 이 판사는 지난 15~17일 연휴 동안 서울, 경기, 대전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본청 건물 13층에 근무하는 정보통신융합계 소속 경찰관 1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는 역장과 청소노동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과 함께 근무한 서울대입구역 직원과 사회복무요원 등 23명이 검사 대상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수도권 사업장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엘이디(LED)기술동에서, 엘지전자 서초아르앤디(R&D)캠퍼스에서 확진자가 1명씩 나왔다. 앞선 20일에도 엘지전자 가산아르앤디캠퍼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바 있다.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각종 여행지를 중심으로 한 전파에도 방역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지난 18일 강원 속초 동창회 여행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후 접촉자 조사를 통해 1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은 지난 8~9일 속초로 여행을 다녀왔으며, 거주지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이다. 휴가와 방학을 기점으로 유행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우려다.

교육현장도 비상이다. 이날 기준으로 등교가 중지된 학교는 전국 7개 시·도에서 849곳에 이르렀다. 교육부가 등교수업 시작과 함께 집계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많은 학교가 문을 닫은 기록이다.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교육부가 집계한 학생 확진자만 벌써 136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에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이행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산세가 유지된다면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한다”며 “주말이 가장 고비인 만큼, 외출·모임·행사·여행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집에 머물러달라”고 강조했다.

최원형 김양진 최예린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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