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두 곳 '마스크 착용률' 46% VS 94%..차이는 이랬다

남형도 기자 2020. 8.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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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길 수 있다-①]상식 벗어난 코로나19 재확산, 문제 정밀히 살펴야..'강제력'도 필요

[편집자주]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다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야기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결국 끝난다. 이길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를 차분히 들여다봤다.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스타벅스 전경. 마스크를 쓴 이가 46%에 불과했다./사진=남형도 기자


광화문 광장에 섰다. 얼마 전 집회가 벌어졌던 그곳 말이다. 양산을 쓰고 지나가던 김옥희씨(54, 가명)를 붙잡고 물었다. "코로나19 위험이 컸는데 여기서 벌어졌던 집회,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는 단칼에 답했다. "전광훈이가 미친X이야, 미친X. 제정신이야?" 그러면서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얘기했다. 걱정 섞인 긴 한숨이 이어졌다.

그랬다. 실은 이게 '상식'이었다. 일부의 문제였다. 전 국민이 다 잘못한 게 아녔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끝날 수 있단 희망이 '절망'으로 둔갑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수술용 메스를 정밀하게 들이대는 게 필요하다. 대다수는 여전히 잘하고 있고, 비슷한 곳에서만 문제가 반복되기에. "끝나지 않을 것 같아"란 말보다 "잘해왔고, 여전히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더 크게 떠드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상식 밖의 일, 100명 중 98명이 그리 답했다

서울 광화문과 종로 일대, 홍대입구역 인근, 명동 등 번화가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 재유행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총 100명 중 98명(98%)이 "잘못했다"고 했고, 두 명은 "말하기 싫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니 지지하는 이는 결국 한 명도 없었다.

구체적으로 돌아온 이야기는 대부분 이랬다.

"코로나 확진되고도 마스크 벗는 게 제정신이에요?"
"교회서 합숙했다면서요. 같이 밥 먹고 잠도 잤다던데. 그러고도 안 걸리는 게 이상한 거죠."
"코로나도 치료해주면 안 돼요. 아주 고생을 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이 양반은 목사인지, 정치꾼인지 뭔지, 아주 이상해요."

그러니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진 게 맞았다. 대다수는 잘못된 일이라 여겼고, 그 말은 현 시국에 그런 행동을 안 하고 있다는 얘기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은 잘하고 있고, 일부가 문제였단 얘기다. '썩은 부위'만 도려내면 되는 거였다.
"극기훈련 때 기합받는 것 같아요"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19가 '감염'이란 것. 방역수칙을 안 지키는 한 명이, 잘 지키는 이에게 퍼트릴 수 있는 구조다. 다시 말해, 100명이 잘하고 1~2명이 못해도 그로 인해 나머지 98명도 고통받는 상황이 된다.

이를 두고 직장인 이윤호씨(37)는 "중학교 때 극기훈련을 받던 생각이 난다"고 했다. 교관이 마지막 구호를 외치지 말라고 했는데, 반 친구 46명 중 꼭 한 명씩 이를 어기는 녀석이 나왔다. 그럼 처음부터 또 기합을 받아야 했다. 이씨는 "난 한 번도 안 틀렸는데, 또 받아야 하는 게 억울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건 기합 차원이 아니다. 생계가 달렸다. 길게 끌면, 누군가 삶이 고통스레 무너진단 얘기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 얘긴 이랬다.

"손님이 이제 좀 오나 했었거든요. 다시 원점입니다. 가게를 접어야 하나 싶습니다. 정말 너무 힘드네요."(저녁 6시30분,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있던 횟집 사장님)

"기업 공채가 너무너무 줄었어요. 원래도 힘들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더 심해요. 저, 취업할 수 있을까요?" (수해 피해 현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학교서 마스크 쓰고 있으니 너무 답답해요. 친구들과 말도 별로 못해요. 맘껏 숨 쉬고 싶어요."(초등학교 2학년 아이)

결국 '강제력', 어쩔 수 없다

자발적으로 하는 걸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결국 '강제력'이다.

카페를 비교해 봤다. 홍대입구역 인근 스타벅스에 갔다. 마스크를 안 써도, 뭐라 하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세어봤다. 낮 11시47분 기준, 카페 안에 26명이 있었다. 이중 마스크를 쓴 이는 12명에 불과했다. 밀폐된 공간서 마스크를 안 쓴 두 명이 마주 보며 말했고, 홀로 공부하는 이도 벗고 있었고, 에어컨이 나와 찬 공기는 퍼지고 있었다.

한남동에 있는 다른 카페에 갔다. 입구에서부터 직원이 체온을 재더니, "마스크를 안 쓰면 못 들어간다"고 규제했다. 실제 돌아가는 손님도 있었다. 직원은 종종 돌아다니며 "불편하시겠지만 마스크 써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안에 있던 손님 18명 중 17명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음료를 마실 때만 내리는 분위기였다.

마스크도 마찬가지였다. 홍대입구역 지하철에서 실험 하나를 해봤다. 마스크를 안 쓴 승객에게 "마스크 써달라"고 하는 거였다. 상황의 차이가 있었다. 지하철 탑승을 마치고 나오는 이에게 말했을 땐 "답답해서 잠깐 벗은 것"이라고 무시하고 지나쳐 갔다. 그러나 지하철을 타는 이에게 "마스크를 안 쓰면 탑승이 안 됩니다"라고 했더니, 벗어뒀던 마스크를 착용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네'란 생각이 반복되면, '왜 나만 지켜야 해?'란 반발감과 우울증, 불안증이 늘어난다"며 "국민 불신도 커지게 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열심히 지킨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 집행력을 부과하는 게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게 지키지 않은 이들에 대한 공정성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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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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