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코로나19 치명률의 비밀.. 게놈으로 풀다

황준호 2020. 8.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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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국가 정책, 의료시스템 등 다양한 이유가 꼽힌다.

한국인만의 특징적인 유전적 형질이 코로나19의 감염을 방해하거나 저항해 치명률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의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할 때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TMPRSS2의 게놈을 분석해, 한국인만의 유전자 변이가 포착된다면 치명률이 낮은 것과 상관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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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게놈 분석해 보니
TMPRSS2 유전자 변이 발견
낮은 코로나19 치명률과 상관관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한국 사람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국가 정책, 의료시스템 등 다양한 이유가 꼽힌다. 하지만 유전학자들은 한국인만의 유전적 특징에 집중한다. 한국인만의 특징적인 유전적 형질이 코로나19의 감염을 방해하거나 저항해 치명률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 학계의 관심이 한국에 집중된 가운데, 우리나라의 유전체(게놈)분석 석학인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가 이같은 가설을 입증하는데 길잡이를 제시할 연구 논문을 최근 제시했다.

한국인의 유전자 변이, 낮은 치명률과 상관관계

박 교수의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할 때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TMPRSS2의 게놈을 분석해, 한국인만의 유전자 변이가 포착된다면 치명률이 낮은 것과 상관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가설에 따라 한국인 2262명과 유럽, 아메리카 등 한국인이 아닌 22만1498명의 게놈을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한국인의 경우 TMPRSS2 유전자의 염기 서열 중 V197M의 발견 빈도가 높고, G8V는 낮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코로나19 치명률이 높게 나타나는 유럽인은 V197M이 낮고, G8V이 높았다.

박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외에도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인족의 게놈에서 V197M의 유전자 빈도가 3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G8V는 10% 미만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1%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가 내놓은 16일 현재 아시아 지역 치명률은 1% 정도다.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는 한국이 5명, 일본이 9명, 중국이 3명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 V197M 유전자 빈도가 이탈리아 19.9%, 스페인 17.8%, 영국 22.6%로 낮게 나타났다. G8V 유전자 빈도는 이탈리아 41.6%, 스페인31.1%, 영국 28.1%로 조사됐다. 유럽의 치명률은 28%에 달한다. 이탈리아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585명, 스페인은 612명, 연국은 609명이다.

코로나19의 원형 바이러스가 이미 지나갔을 가능성

박 교수는 "한국인의 경우 두 가지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한국인의 경우 이 유전자적인 변화로 인해 코로나19가 인체에 침입했을 때 유럽인과는 다른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TMPRSS2는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우리몸의 ACE2와 들러붙은 후 세포막과 융합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한국인은 유전적 변이로 인해 유럽인보다 세포막과의 융합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같은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것에 대해 "코로나19가 아시아 지역 내 박쥐와 천산갑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가 재조합해서 나타난 것으로 본다면, 아시아 지역에는 오래 전에 코로나가 창궐했었고 이에 따른 유전적 흔적이 한국인의 게놈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게놈을 통해 살펴본 한국인만의 유전적 변이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의 연구 논문(프리프린트)은 현재 국제 학술지 게재를 위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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