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여야 가리지 않는다"..턱스크·악수 사라진 여의도
“바이러스는 여야 좌우를 가리지 않습니다.”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이 21일 내놓은 논평 중 일부다. 그런데 논평을 담은 영상이 생소하다. 카메라 앞에 선 최 원내대변인의 머리카락은 정돈되지 않았다. 하얀 벽 앞에 섰지만, 카메라 노출 조정이 되지 않았는지 배경은 누르스름했다. 정돈된 매무새에 고가의 방송사 ENG 카메라 앞에서던 기존 대변인들이 품새와는 많이 달랐다.
최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을 위해 방송사 스튜디오를 들렀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시간 앞서 출연한 확진자가 있던 곳이었다. 그는 확진자와의 간접 접촉 사실이 확인돼 19일 오전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날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혹시 모를 잠복기 이후의 감염에 대비해 이번 주말까지 ‘자발적’ 자가격리 중이다. 이날 논평은 자택에 머무는 최 원내대변인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접 찍은 영상이었다. 국회 업무는 보좌진과의 영상회의를 통해, 자료 공유는 클라우드 앱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는 2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재택근무라서 쉴 수 있을 줄 알았더니 더 바빠졌다”고 눙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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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스크' '악수' 실종…코로나가 바꾼 풍경
코로나 재확산이 정치권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최 원내대변인을 비롯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모두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코로나로 인한 대중 정치의 변화는 이미 4ㆍ15 총선 때 곳곳에서 나타났다. 민주당은 위성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창당ㆍ합당을 온라인 당원 투표로 정했고, 통합당은 대구ㆍ경북(TK) 지역 공천 면접을 화상으로 치렀다. 유세차ㆍ선거운동원을 이끌고 현장에 나갔던 후보들은 썰렁한 거리와 손님 없는 식당을 전전하다 사무실로 돌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선거운동에 몰두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이자 정치권도 슬그머니 일상으로 돌아왔었다. 국회에선 마스크를 턱까지 내려쓴 이른바 ‘턱스크’가 자주 보였다. 사라졌던 ‘악수 정치’도 되살아났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급증하며 정치권의 경각심도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다. 정당 회의장엔 한 자리씩 건너 앉는 거리 두기 좌석이 일반화됐다. 민주당 회의장에는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투명 칸막이도 등장했다. 최근 국회에선 턱스크와 악수도 다시 사라지는 추세다.
민주당은 다음 주로 다가온 전당대회도 비대면 온라인 전당대회로 치를 방침이다. 22일 오후 열리는 전당대회 후보자들의 수도권 합동연설회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이날 연설회를 공식 유튜브 채널 ‘씀’을 통해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로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의원은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내보낼 예정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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