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집회 참가자는 왜 그냥 놔두냐' 이중 잣대 논란 '가열'

최현만 기자 2020. 8. 2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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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날 민주노총 역시 2000여 명 집회.."정부 조치 없어"
차명진 "우파 인사만 노리는 광화문 코로나..노벨상감" 비꼬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8.15 광복절날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뿐 아니라 2000여 명이 참여한 민주노총 집회도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정부의 '이중 잣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광화문 집회만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원흉으로 지적하고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이에 방역당국은 민주노총 집회와 광화문 집회의 감염 위험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이중 잣대'라는 비판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전날(21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범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5일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2000여 명 규모의 민노총 집회가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서 의원은 "(정부 규탄)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서 투입된 경찰관들은 전부 진단을 하는데, 실제로 집회를 한 민주노총 사람들에게는 왜 자가격리라든지 진단하라는 소리를 안하냐"며 "국민의 안전 앞에는 여야 구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고 짧게 답변했다.

정부의 '이중 잣대'에 대한 지적은 서 의원을 포함한 보수 정치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8월15일 광화문 집회에서 대규모로 전파됐다고 하니 '광화문 코로나'라고 명명하겠다"면서 "'광화문 코로나'는 이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노총 2000명이 보신각에서 집회를 했는데 아무도 (코로나19가) 발병하지 않았다"며 "'광화문 코로나'는 인파 속에서 유독 우파인사들만 절묘하게 찾아내 침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자연과학자라면 '광화문 코로나'의 돌연변이적 특성을 연구하겠다며 노벨상감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전날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에 출연한 조해진 통합당 의원 역시 8월15일에 민주노총 집회가 있었는데 정부가 이에 대해서는 함구한다며 정부가 공정하게 방역문제를 다루는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렇듯 정치인들이 정부의 조치를 지적하는 이유는 정부가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 없이 광화문 집회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광복절 집회 바로 다음날인 지난 16일 "사랑제일교회 교인 중 15일 서울서 개최된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접촉자들로 인한 N차 전파를 야기할 수 있는 방역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18일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 가운데 8일 경복궁 인근의 집회와 15일 광화문에서의 집회에 현재까지 최소 10명의 참석이 확인됐다"면서 집회를 통한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광화문집회를 참석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광화문 집회' 확진자로 분류하고 집회 참석자들에게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민주노총 집회가 아닌 유독 광화문 집회 확진자만을 강조하는 이유도 물론 있다. 앞서 중대본은 광화문 집회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아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전날 "민주노총 집회와 광화문 집회의 감염위험도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봤다"며 "이에 두 집회가 같은 날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고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확진자가 확실히 있었고, 이를 통한 감염 확산의 우려, 또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광화문 집회를 통한 확진 사례도 계속 나타나고 있어 저희들이 위험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 근거 없지 않은 판단임을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 광화문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71명이다.

한편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확진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국적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332명 증가한 1만7002명을 기록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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