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혐한 아니에요' 재일한인 유튜버의 억울한 사연

김예리 기자 2020. 8.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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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친분 알려지자…'혐한 비판'까지 혐한 주장 둔갑" 인터넷언론 6곳 고소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37만명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한 재일 한국인 유튜버가 자신을 '혐한 유튜버'로 지목한 인터넷 매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해당 유튜버가 한일관계를 다루며 한국인 연예인의 행동을 옹호하는 발언이나 혐한 누리꾼을 상대로 토론을 신청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유튜버를 '혐한'으로 규정해 보도했다는 취지다.

일본에서 '노블맨리(Nobleman Reekun)'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튜버 이아무개씨 대리인에 따르면 이씨는 21일 6개 인터넷 매체 소속 기자들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상은 디지틀조선일보와 스포츠큐, 인사이트, 위키일보, 톱스타뉴스, 위키트리, 스포츠경향 등 소속 기자들이다.

이씨는 이들 매체가 자신의 한일관계나 한국 연예사회 관련 견해를 밝힌 내용을 실제와 달리 '혐한 발언'으로 잘못 보도했다고 말한다. 예컨대 이씨는 혐한 누리꾼을 향해 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하거나 혐한 댓글을 비판했는데, 매체들은 '한국에 대한 부정적 소재로 영상을 올리는 혐한 유튜버'란 표현 등을 써 그를 문제 인물로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NCT의 일본인 멤버 '유타'와 친분이 알려지면서 매체에 의해 '혐한' 낙인을 찍혔다고 한다. 대리인 강상용 변호사(법무법인 YK)는 "유타가 지난달 팬들과 라이브 영상에서 고소인과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언론사들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소인이 '혐한' 유튜버라는 내용으로 허위의 기사를 작성해 게시했다"고 했다.

▲일본 거주 한국인 유튜버 노블맨리 영상 썸네일

일례로 이씨는 지난 2018년 8월8일 '혐한 아닌 사람은 보지마세요'란 제목의 영상에서 "혐한 오프모임을 개최한다"고 밝히고 혐한 일본인이 자신에게 보낸 "나는 혐한이었는데 노블맨 덕에 가치관이 바뀌었다"는 쪽지를 소개했다. 그러나 인터넷매체 스포츠큐는 지난달 27일 이 영상을 언급하며 "유타가 지난 21일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 중 혐한 콘텐츠 유튜버와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며 "실제로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혐한 오프라인 모임' 등을 공지하는 콘텐츠가 게재돼있다"는 기사를 냈다.

이씨는 또 2017년 12월과 2019년 10월 각각 종현과 설리의 죽음에 견해를 밝히며 "종현 죽음으로 드러난 혐한에 한국인이 분노하다"라고 쓰거나 한국 연예계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일부 매체는 이를 기사화하며 '혐한'이자 '어그로'라고 표현했다. 인사이트와 위키일보 등은 "유타가 혐한 유튜버를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며 "리는 과거 고 설리와 종현 등을 언급하며 일명 '어그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고 썼다.

스포츠경향의 경우 "노블맨 채널은 고 설리, 종현, 방탄소년단 등을 싸잡아 비난하고 댓글 테러를 주도하기도 했다"고 썼으나 현재 이씨 측 항의로 기사를 삭제했다. 이씨 측은 그밖에 1곳 매체에 연락을 취했으나 해당 기자에게 닿지 못했다고 했다.

이씨는 일부 콘텐츠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안을 두고 문제적 주장을 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 정부의 1228 합의 출연금 10억엔 반환 방침을 밝힌 데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1228 합의는)불가역적이어야 한다"고 비판하거나, 고 설리가 2018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올린 SNS 글에 "반일"이라고 규정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이들 매체가 이씨에 대해 한국 연예인을 옹호하고 혐한을 비판하는 발언에도 혐한 인사 또는 콘텐츠로 규정하는 한 탓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강 변호사는 "문제는 언론사 기사와 누리꾼들이 일본어로 진행되는 영상을 보지 않고 썸네일과 제목만 보고 속단하여 '혐한유튜버'라 특정했고 이에 따른 명예훼손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씨는 법원에 낸 경위서에서 "내 채널 (구독자들)은 99%가 일본인과 일본 거주 한국인이라 어쩌면 이런 프레임을 신경 안 쓰면 될 일인지도 모르지만, 한국에 살고 활동하는 제 가족과 일가 친척, 그들과 수많은 관계를 가진 사람들과 특히 NCT 유타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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