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죽음을 뜻하게 된 '푸틴의 홍차'[국제이슈+]

이현우 2020. 8. 2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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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중 하나로 알려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공항에서 홍차를 마신 뒤 갑자기 중태에 빠졌다고 알려지면서 '푸틴의 홍차'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푸틴 정적 중 한명도 갑자기 중태에 빠져 사망했을 때 원인이 된 것이 홍차였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2006년 리트비넨코는 사망 직전 러시아 정보요원들과 홍차를 마신 후, 갑자기 중태에 빠져 3주만에 죽고 말았는데 영국 정부가 부검을 실시한 결과 그의 몸에서 다량의 폴로늄이 검출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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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의 의문사와 함께한 '홍차'
2006년 사망한 정적의 몸에서 '폴로늄' 검출
방사성 물질로 인체 파괴..3주간 고통 속 사망
홍차를 마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미지출처=러시아 크레믈린궁 홈페이지/http://kremlin.ru/]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중 하나로 알려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공항에서 홍차를 마신 뒤 갑자기 중태에 빠졌다고 알려지면서 '푸틴의 홍차'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푸틴 정적 중 한명도 갑자기 중태에 빠져 사망했을 때 원인이 된 것이 홍차였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번 사건 역시 배후가 러시아정부로 밝혀질 경우 유럽연합(EU)과의 관계악화와 추가적인 경제제재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지지도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극단적인 방법이 사용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앞서 21일(현지시간) 나발니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해당 비행기는 급히 시베리아 중남부 옴스크에 비상착륙했고 나발니는 응급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나발니는 비행기 이륙 전 공항 카페에서 홍차를 한잔 마셨으며, 여기에 독극물이 들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이에 따라 전세계에서 푸틴의 홍차가 또다시 정적을 죽이는데 사용됐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푸틴이 홍차를 주는 것 자체가 죽음이나 제거를 뜻하는게 됐다고 하는데요. 지난 2006년 사망한 전직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 요원이었던 알렉산드리 리트비넨코가 영국에서 홍차를 마시고 사망한 이후 푸틴의 홍차 살인은 정적 제거를 위한 독살법으로 알려졌습니다.

BBC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2014년부터 리트비넨코의 죽음과 관련한 조사를 벌여 2016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가 푸틴 대통령의 승인 하에 독살작전을 벌였었다고 보고했었습니다. 원래 푸틴과 함께 KGB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로 알려진 리트비넨코는 푸틴 집권 이후 그의 독재에 반대하는 반정부운동을 벌여왔고, 수차 암살위협을 느꼈다고 알려져있죠. 이후 그는 사망 직전에 영국에 망명중인 상태였습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모습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2006년 리트비넨코는 사망 직전 러시아 정보요원들과 홍차를 마신 후, 갑자기 중태에 빠져 3주만에 죽고 말았는데 영국 정부가 부검을 실시한 결과 그의 몸에서 다량의 폴로늄이 검출됐죠. 폴로늄은 1898년 유명한 방사선학 연구자인 마리 퀴리 박사가 발견한 물질로 우라늄 추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방사성 원소 중에 하나입니다. 워낙 소량만 나오는 탓에 가격도 문제지만 생산 자체가 핵무기를 다량으로 보유한 국가들만 가능하기 때문에 폴로늄이 추출되자마자 배후로 러시아 정부가 지목됐었습니다.

폴로늄은 다른 방사성 물질들과 달리 피부를 뚫고 직접 체내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사람이 먹게 돼 체내에 들어가면 막대한 알파선을 분출시키며 장기, 세포, 심지어 DNA까지 완전히 분쇄시키게 되는데요. 일단 몸에 들어가면 치료방법이 전혀 없고 2~3주간에 걸쳐 몸이 파괴되며 사망에 이른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독성은 청산가리의 약 200만배 이상으로 알려져있죠. 해당사건이 전세계로 알려지면서 푸틴의 홍차는 방사능 홍차, 혹은 죽음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됐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현재 나발니의 경우에는 독일로 후송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독일에서 그가 사망할 경우 예전 리트비넨코의 죽음처럼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EU의 장기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에 따른 경제난 심화 속에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라 러시아 정부가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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