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집값, 투기세력탓" 김부겸 "코로나, 극우탓"..또 남탓

김효성 2020. 8. 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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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부동산 급등을) 전적으로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없다.”(추미애 법무부 장관)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176석 거여(巨與)이자 ‘책임 여당’이 되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이 '남탓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내에서도 “의욕만 앞세운 발언은 부담”(한 원내부대표)이라는 말이 나온다.

포문은 추 장관이 열었다. 추 장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비웃는 작전세력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일반화되어 있어서 어떤 정책도 뒷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기세력이 돈 많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일부 주부에 이어 젊은 층마저 투기대열에 뛰어들고 투기심리가 전염병처럼 사회적으로 번졌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조장한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설명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김근식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추 장관에 발언을 두고 "보통 국민도 투기꾼으로 모냐"는 반박이 나왔다. 김근식 미래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젊은 맞벌이 부부가 애써서 아파트를 구하려는 게 투기인가, 자식 교육을 위해 집을 옮기려는 주부가 투기세력인가”라며 “선량한 시민을 적으로 돌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 권경애 변호사도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이 어둠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극렬지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 이 분(추 장관)은 더불당(민주당)의 전광훈 아닐까 싶을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8·29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표 후보로 나선 김부겸 전 의원의 발언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2일 합동연설회에서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다”며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방역에 실패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극우세력이) 테러나 다름없는 짓을 한다. 검·경이 당장 진원지를 찾아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중진은 보수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사법부에 향해서도 거친 말을 쏟아냈다. 우원식 의원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공공에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초래되었다면 (사법부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집회 개최를 원천 금지하는 서울시 처분은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를 어겨) 위법 소지가 있다”는 재판부 논리에도 우 의원은 “헌법의 이름으로 국민을 위험에 내모는 것은 정말 잘못된 논리”라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신청을 받아들인 판사를 향해 “판새(판사 새○)”라며 판사 이름을 딴 ‘박형순 금지법’(집회시위법 개정안)을 21일 발의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권의 연이은 ‘남탓’ 발언이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방역과 부동산 문제 최종 책임은 집행력을 가진 정부여당에 있어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정부여당이 싸워야 할 대상은 국민과 야당이 아니라 코로나”라며 “지지율만 신경 쓰는 정치방해는 당장 중단하고 코로나 방역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는 “여야가 서로 ‘남 탓’ 공방을 벌여도 최종적으론 집권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며 “인정할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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