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보다 힘센 건 전 국민 '철벽 방역'

엄지원 2020. 8. 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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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세자릿수를 기록한 서울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진원지로 떠오르자 시민들이 '자가 방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회·경제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대응 수위를 높이기 전에 시민들 스스로 자기주도형 방역 태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전례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혼란이 잇따랐던 1차 확산 때와 달리 이미 한차례 재택근무 등을 경험한 시민들은 "지난번보다 익숙해 연착륙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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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 끊자" 시민들 동참

엿새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세자릿수를 기록한 서울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진원지로 떠오르자 시민들이 ‘자가 방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회·경제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대응 수위를 높이기 전에 시민들 스스로 자기주도형 방역 태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봄 1차 확산 당시 자발적 거리두기를 통해 확산세를 안정시킨 경험의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코로나19 잠잠해지면 보자.” 직장인 이아무개(30)씨는 요새 지인들과 약속을 취소하기 위한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다.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기 시작한 뒤 이씨와 친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연락해 약속을 줄줄이 취소했다.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도 다시 시작한 이씨는 <한겨레>에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지만 어쩌겠나. 올봄에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는 낯설고 힘들었지만 이번엔 다들 당연히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23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수칙이 전국에 확대 적용됐다.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3단계 거리두기 격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방역당국은 시민들의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3월 대구·경북의 폭발적 유행을 통제할 수 있었던 동력은 국민들의 자발적 거리두기 실천이 핵심이었다. 출퇴근, 병원 방문 등 꼭 필요한 외출 외에는 안전한 집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부산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교회들이 정부의 방역대책을 외면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등 일부 일탈이 있었지만 평범한 시민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서로를 독려하며 거리두기를 약속했다. 맘카페에는 ‘집콕 인증’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전례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혼란이 잇따랐던 1차 확산 때와 달리 이미 한차례 재택근무 등을 경험한 시민들은 “지난번보다 익숙해 연착륙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플랫폼업체에서 근무하는 김아무개(31)씨는 “4월 전면 재택근무를 하다 6월 일부 재택근무, 다시 지난주부터 전면 재택근무로 바뀌었다”며 “처음 재택을 할 땐 업무시간과 휴게시간을 분리하기 힘들었는데 이제 익숙해져 스스로 통제하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문아무개(29)씨도 “친구와는 영상통화로 수다를 떨고 집에서 홈트(홈트레이닝)를 하는 게 생활화됐다”고 전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선 ‘양치’도 금지하고 카페에서도 되도록 마스크를 낀 채 대화하는 등 사소한 습관들도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역 단계를 격상하는 것 이상으로 이런 ‘실천’을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전처럼 방역당국이 신속하게 추적, 역학조사를 하는 것만으로는 유행을 진정시킬 수가 없다. 누구나 어디에나 바이러스가 전파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마스크 쓰기나 거리두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에 머물기다”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도 “지역을 불문하고 모든 국민이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 ‘꼭 나가야 하는가’를 여러번 곱씹어야 한다. 문밖에 나서면 환자를 마주칠 수 있고, 무엇보다 내가 이미 감염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배지현 채윤태 최하얀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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