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현직 간호사 "확진자 중 택배, 자장면, 삼계탕 시킨 사람도.."

MBC라디오 2020. 8. 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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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간호사 >
- 방호복 입고 삼계탕 뼈 발라준 간호사도..
- 병실 유튜브 방송, 음모론 제기 문제. 의료진 지치게 해
- 간호사 1명이 코로나 환자 10명 케어
- 코로나 장기화, 제일 큰 문제는 인력부족
- 코로나 전세계 유행 의료물품 조달 안돼
- 병원도 마스크 재사용, 장갑부족해 비닐장갑 쓴다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최원영 간호사

☏ 진행자 > 신혜식 씨 등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몇몇 유튜버들이 병실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이것만이 아닙니다. 밥이 맛이 없다, 간호사가 택배를 못 받게 한다 등등 개인적 투정까지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보다 못한 현직 간호사 한 분이 무슨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냐면서 일침을 가해서 화제입니다. 그 주인공 잠깐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대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는 최원영 간호사 전화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최원영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보기가 영 불편하셨습니까?

☏ 최원영 > 네, 사실 엄청 힘들게 일하시는데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말은 못할망정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 진행자 > 지금 우리 애청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최원영 간호사께서 SNS에 올린 글 짧게 소개해드리면 ‘당신이 택배 하나 외부음식 하나 주문받을 때마다 그것 넣어주려고 담당 간호사는 여름에 숨 막히는 격리복을 입어야 한다, 가뜩이나 방역물품 부족한데 코로나확진 돼서 입원한 건데 지금 무슨 호텔에 룸서비스 시킨 줄 아느냐’ 이런 내용이에요. 이거 읽다 보니까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코로나 확진 판정 받고 입원한 사람들하고 간호사하고 주로 어떤 식으로 접촉하는 거예요?

☏ 최원영 > 저는 코로나병동에서 직접 일하진 않았고 친구들한테 얘기를 들었었는데 격리복을 다 입은 채로 병실에 들어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중요한 물건이나 이런 것 들어가야 할 때 전달해주거나 할 순 있지만 수시로 택배나 자장면 배달시키시는 분도 있다고 들었어요. 1층에 가서 음식 받아오라고. 그런 건 놔뒀다가 줄 수 없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가야 되잖아요.

☏ 진행자 > 자장면까지 시킨 사람이 있다고요?

☏ 최원영 > 네, 그런 식으로 아니면 혼자서 음식 잘못 드시는데 자기 어머니 걱정된다고 먹기 힘든 삼계탕 같은 걸 시켜다 주셔서 보호자가 그 격리복 입고 뼈를 발라줬다는 거예요, 바쁜데. 어쩔 수 없는 요구인데 그걸 안 된다고 설득하는 시간이나 그냥 해 줘버리고 마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고 이러니까 실랑이하다가 지쳐서 거의 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면 간호사도 소진되고 그리고 그 시간 동안 했어야 할 다른 일을 못하게 되니까 업무가 마비가 되죠.

☏ 진행자 > 간호사께서 말씀하신 자장면 경우나 삼계탕 경우는 제가 인터뷰 시작하면서 했던 몇몇 유튜버 이 사람들 얘기하는 게 아니라 확진 판정받고 입원한 사람들 이야기하는 거죠?

☏ 최원영 > 예.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런데 병실에서 유튜브 방송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지켜보세요?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 최원영 > 물론 그냥 개인적으로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내용이거나 하면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그런 소소한 일상을 나눈다거나 그런데 이렇게 내가 해봤는데 말이야, 이런 것처럼 확진자 당사자니까 내가 이랬는데 내가 입원해봐서 아는데 이런 식으로 약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아니면 단편적인 면만 보고 병원에서 이렇게 한다, 혹은 내부사정이나 전체 전반적인 전체 병동이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면서 자기가 불렀는데 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자기를 가둬놓고 어떻게 한다, 학대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사실 거기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억울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의료진들을 약간 지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돼요.

☏ 진행자 >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병원진료나 케어에 대해서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잖아요, 그 이야기는?

☏ 최원영 > 그렇죠.

☏ 진행자 > 신혜식 씨 같은 경우 병실에서 올린 방송을 보니까 또 다른 확진자 차명진 전 의원과 전화통화를 했어요. 그러면서 먹을 게 없어서 말라가고 있다, 먹는 게 더 우울하다, 아무 증상이 없다. 양성판정 받았다가 병원에서 다시 음성판정 받는 사례가 있다. 나는 양성판정 받고 중국인 있는 데로 갔으니 거기서 걸려서 당연히 이럴 거다, 이런 식으로 방송에서 이야기했다고 하는데요.

☏ 최원영 > 저도 기사 같은 데서 어떤 사람들이 일부 사람들이 정부가 자기를 가둬놓기 위해서 거짓으로 코로나 이용한다는 음모론 같은 걸 퍼뜨리고 이런 걸 봤는데 일단 양성이나 음성이 바뀌는 건 원래 모든 검사가 100% 정확하지 않고 위양성이나 위음성이 나올 수 있고요. 그리고 양성이었던 사람이 당연히 음성이 나올 수 있죠. 그럼 한 번 양성이면 영원히 양성이면 누가 어떻게 퇴원을 하겠어요. 당연히 바이러스가 없어져서 해제되면서 음성인 걸 수도 있고 처음 검사가 위음성이었을 수 있고 위양성이었을 수도 있는 거예요. 검체가 부족하거나 비협조적이어서 제대로 검체 채취를 못해서 위음성이 나올 수 있는 거고요. 그런데 그런 걸 그런 식으로 정부의 방역이나 치료시스템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식으로 그렇게 국민들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건 오히려 지금 시국에는 더 안 좋은 것 같아요.

☏ 진행자 > 조금 전에 자장면 삼계탕 이런 사례를 말씀해주셨는데, 확진자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 분들하고 소통을 하실 것 아니에요, 얘기를 듣거나.

☏ 최원영 > 네, 많이 듣고 있어요.

☏ 진행자 >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뭐예요? 간호사 분들이.

☏ 최원영 > 일단 저는 예전에 메르스 병동에 자원했을 때 저는 초기에 자원을 갔었고, 그리고 중환자를 봤었기 때문에 환자를 한 명만 봤었거든요. 코로나 환자를 보는 사람도 한 명까지는 아니어도 그렇게 많은 환자를 볼지 몰랐는데 얼마 전에 만난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까 10명씩 이렇게 본다는 거예요.

☏ 진행자 > 간호사 한 분이?

☏ 최원영 > 사실 일반 환자를 10명 보는 것도 굉장히 벅찬데 격리복 입고 벗고 입고 벗고 들어가야 되는데 그걸 10명씩 본다는 게 굉장히 너무 힘들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코로나 지원하고 그럴 거면 인력을 지원해줬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아, 인력지원.

☏ 최원영 > 네.

☏ 진행자 > 지금 인력지원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다행스럽게 어젯밤에 상황변화가 있긴 했어요. 파업에 들어간 전공의 분들이 일단 진료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런 소식이 간밤에 전해져서 한시름 놓긴 했지만 의사 파업이 만약에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 아닌가요? 현장에서는 어때요?

☏ 최원영 > 그렇죠. 사실 전공의가 병원에서 한두 명도 아니고 저희 병원에서도 한 500명 정도 있는데 갑자기, 그 전에도 사실 의사가 넉넉해서 아무 때나 부르면 나오고 이런 상태가 아니었는데 거기서 원래도 빠듯한 상태에서 500명이나 빠진다 하면 사실 굉장히 상식적으로 단순 산수로 생각해봐도 엄청 힘들겠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마무리해야 될 것 같은데, 코로나가 반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의료인의 입장에서 감염대비 매뉴얼이나 환자 대응 매뉴얼, 이런 것들은 많이 정착이 됐다고 느끼세요? 어때요?

☏ 최원영 > 약간 그래도 매뉴얼이 처음에는 대부분 반응 들어보면 난장판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그래도 자리 잡은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코로나가 우리나라만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이다 보니까 사실 의료물품 같은 것도 많이 조달이 안 되고 저희도 마스크 같은 것도 재사용해야 되고 얼마 전부터 저희 병원에서 장갑 원료가 수입이 안 돼서 장갑을 물류팀에서 못 구해서 지금 약간 겉절이 무치고 할 때 쓰는 얇은 비닐장갑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물품, 장갑이 없어서 불편하고 찢어지고 이런 건 불편한 건데 인공호흡기 서킷이나 투석기 필터 같이 그런 것들이 만약에 제조국 사정으로 수입이 안 된다면 어떻게 될지 그런 게 굉장히 걱정되더라고요. 대부분이 수입물품이 많은데 이런 것들까지 정부가 다 대처를 하고 있는 건지 걱정스럽고 그리고 여러 가지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 애쓰시는 건 알겠는데 현장에서 정말 필요한 물품들이나 인력, 인건비를 병원에 확 지원을 해준다고 하면 솔직히 병원에서도 그렇게 빠듯하게 굴리진 않을 텐데 사실 코로나 환자가 줄면 주는 과도기에서도 인원이 애매해지니까 되게 인원을 갑자기 줄이고 그러면서 또 힘들어지고 그런 게 있었거든요. 줄 때도 힘들었었어요, 사실,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여기 갔다가 환자가 빠지니까 갑자기 여기 가라고 그랬다가 저기 가라고 그랬다가 그러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 보면서 좀 추경 이런 것 할 때 과감하게 그런 의료인력 인건비, 저희 월급을 더 올려달라는 게 아니라 사람을 더 줬으면 좋겠어요.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늘려줘서 지금은 너무 힘들고 소진되니까 그만두고 싶다는 사람도 점점 나올 거고 그럼 사실 일하기 싫다고 사직한 사람을 강제로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그렇게 되기 전에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인력부족이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 게요. 고맙습니다.

☏ 최원영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의 최원영 간호사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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