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시속 214km 강풍..태풍 '바비' 상륙보다 무서운 이유

김정연 2020. 8. 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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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태풍 바비는 일본 서북서쪽 해상에서 느리게 북상 중이다. 25일 밤 제주도를 시작으로 26일 남부서해안, 27일 오전 중부서해안에 가장 근접하며 영향을 끼친다, 자료 기상청


제 8호 태풍 바비(BAVI)는 서해 해상을 지나 27일 북한 지역으로 상륙한다. 최대 시속 216㎞의 바람을 동반한 태풍인데다 남한 전역이 태풍 피해가 큰 '오른쪽 반원'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바비예상경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태풍 바비는 24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80㍱, 강풍반경 280㎞, 중심최대풍속 시속 104㎞의 강도 '중' 태풍으로, 오키나와 서북서쪽 210㎞ 해상에서 시속 13㎞로 느리게 동북동진하고있다.


30도 넘는 바닷물에서 세 불린 태풍… 오늘 '태풍비상구역' 진입

2020 0824 제 8호 태풍 바비가 지나는 바닷물의 온도. 별표는 현재 바비의 위치, 다이아몬드는 우리나라 서해상 예상 이동경로다. 현재 바비는 31도의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흡수하며 느리게 이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주 북쪽 해상에서부터 서해까지 수온이 27도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강도가 더 커지지 않은 채 빠르게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바비는 24일 낮 동안 우리나라 태풍비상구역인 ‘북위 28도’를 지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다소 느리게 이동하고 있는 탓에 25일 밤부터 제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26일 낮 제주 서쪽 연안 50~70㎞ 해상에 최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상 경로로는 25일 오전 9시까지 덩치를 키우며 느려지다가, 제주 해상에 진입한 뒤 수온이 낮은 제주 북쪽 해상을 지나면 속도를 높이며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30도가 넘는 따뜻한 바닷물에서 덩치를 키운 바비는 빠르게 강해지는 중이다. 기상청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태풍 바비의 중심기압이 24시간 전보다 15㍱ 떨어졌다”며 “태풍을 끌어당기는 주변 바람이 약해 매우 느린 상태로 이동하며 30도가 넘는 바닷물 위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 분석관은 “제주 남쪽 해상에는 중국 황하강에서 흘러나온 가볍고 따뜻한 민물이 해수면 위쪽에 있어서 평년보다 수온이 2도나 높기 때문에, 느리게 회전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흡수해 더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밤 제주 영향, 26~27일 최대 시속 214㎞ 강풍

24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해상에 위치한 제 8호 태풍 바비의 바람지도. 현재 중심최대풍속 시속 100㎞를 넘겼다. 가장 강해지는 시점에는 시속 200㎞를 넘는 '매우강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26일 낮 제주도 서쪽해상, 26일 오후 서해 남부해상, 27일 오전 서해안에서 50~100㎞ 떨어진 서해상을 지나는 바비는 26~27일 전국에 많은 비와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지리산 인근 강수량 100~300㎜, 제주산지 많은 곳은 500㎜까지 예상되고, 전라도를 중심으로 50~150㎜,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도 30~100㎜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바닷물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에너지를 잔뜩 끌어모은 만큼 바람도 강하다. 제주도와 전라 해안가는 순간 최대풍속 시속 144~216㎞(초속 40~6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되고, 서쪽 대부분 지역과 남해안도 시속 126㎞(초속 35m)의 강한 바람이 분다. 풍랑주의보와 태풍주의보는 24일 밤부터 제주 남쪽 해안가를 시작으로 25일~26일 오전까지 서쪽 남부지방, 26일은 남부 전체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이후 27일 오전 북한 황해도 남단해안에 상륙, 북한 내륙을 지난 뒤 28일 오전 9시쯤 중국 하얼빈 인근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 분석관은 "서해 해수면 온도가 낮은 데다 27일 황해도 연안에 상륙하면서 지면 마찰로 태풍이 점점 약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태풍 상륙 지점이 우리나라와 가깝고, 태풍이 크기 때문에 27일까지도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27일 오전 서울도 ‘강’으로 강타… ‘서해 통과’가 ‘상륙’보다 더 무섭다

태풍 바비의 제주와 서울 최근접 시점의 정보. 제주는 '매우강한' 태풍으로, 서울도 강도 '강'의 태풍 영향권에 든다. 자료 기상청


최근접 시점의 태풍 세기가 강해, 우리나라를 관통하지 않더라도 피해가 클 수 있다. 26일 오후 3시 서귀포 서쪽 100km 해상에 최근접할때 '매우 강', 26일 오후 8시 전남 진도 서쪽 70km 해상에서 '강', 27일 오전 4시 충남 태안 서쪽 70km 해상에서 '강', 27일 오전 7시 인천 서쪽 100km, 서울 서쪽 120㎞ 해상을 지날 때까지도 강도 '강'을 유지한다.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는 않지만, 영향권에 드는 것만으로도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분석관은 “태풍이 북한을 관통해 지나가지만, 강풍반경이 넓은 데다 태풍의 위험반원인 오른쪽에 드는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기 때문에 상륙할 때보다 더 강한 비와 강한 바람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예상되는 최대풍속 초속 40~60m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없고, 바람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가능한 풍속이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 시설은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태풍 왼쪽에서 접근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의 변동성이 커, 태풍의 위상과 강도 불확실성이 크다. 다음 태풍 예보는 24일 오후 4시에 발표된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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