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VLEC 4척 5200억 수주..中·日 제치고 고부가선 싹쓸이
글로벌 VLEC 건조 80% 장악
25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사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9만8000㎥급 초대형 VLEC를 2척씩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1척당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 수준으로 총 5200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수주한 VLEC는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것으로 길이 230m, 폭 36.6m, 높이 22.8m 규모다.
VLEC는 미국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수출하기 위해 고안된 신개념 선박이다. 에탄을 액화해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1척당 가격이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1척당 1억8000만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조선사는 2014년 세계 최초로 VLEC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했으며 이번 수주를 포함해 현재까지 글로벌 VLEC 발주량 20척 중 16척(80%)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이 11척, 현대중공업이 5척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VLEC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화물창이 선체와 일체화돼 적재 용량이 큰 '멤브레인형' 화물창 기술을 일찌감치 적용했고, LNG 저장탱크에서 기화된 천연가스를 재액화하는 기술 등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중국 조선사들은 납기일을 준수하지 못하는 등 가스선 분야에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향후 VLEC 수요도 희망적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제조할 때 에탄을 열분해해 제조하는 방식이 납사(나프타)에서 제조하는 기존 방식보다 원재료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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