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결혼식' 팻말 붙이고 상경..8·15 그날 버스 안에선

손하늘 2020. 8.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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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저희가 광화문 집회 참석을 위해서 대구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 한 버스의 여정을 그대로 담은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버스 앞 유리에는 '결혼식 가는 버스'로 위장을 한, 빈 자리 하나 없던 만원 버스였는데요.

그들 만의 버스 안 풍경과 상경하는 각오를 보면 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지, 왜 정부에 협조하지 않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손하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광복절 당일 오전, 대구 동성로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전세 버스 안.

45인승 좌석이 꽉 찼는데, 상당수가 마스크를 벗고 있습니다.

때마침 버스 안 TV에서 '도심 내 집회금지' 뉴스가 나옵니다.

인솔자가 걱정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는 묘안을 설명합니다.

[버스 인솔자] "태극기 구국 버스를 못 들어가게 차단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그래서 우리 버스 간판도 결혼식 호텔, OO호텔 가는 것처럼 해서 갈 겁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서류에 서명할 것을 요구합니다.

[버스 인솔자] "불상사가 생겼을 때 책임은 본인 스스로 진다는 걸 확약서를 만들어서 싸인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커피를 저어서 뒷 좌석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버스 탑승객] "(커피 한 잔 하실 분?) 여기 커피 신청 있습니다!"

휴게소에 내려선 현수막을 들고 마스크도 없이 기념사진까지 찍습니다.

대형 배식통에 담긴 음식을 한데 모여 나눠 먹습니다.

정오가 다 돼 서울 도심에 들어서는데 기침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을지로에 도착한 뒤, 광화문으로 이동한 참가자들, 다른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집회 참가자] "(여기 주최단체가 어딥니까?) 여기요? 전광훈 목사입니다."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서 소리를 지르고 곳곳에선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 연행됩니다.

급기야 구급차 뒷문을 열고 긴급 출동을 막는 장면까지 스스로 찍었습니다.

[집회 참가자] "사기꾼이야 사기꾼, 이 XX가!"

[소방 관계자] "(신고를 한 환자가) 여러사람한테 밀려서 쓰러졌나봐요. (그런데 집회 참가자들이) '환자도 없는데 왜 왔다가냐. 집회 방해하러 오지 않았냐' (면서 욕을 했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뒤섞였던 참가자들은 저녁이 되자 각자 타고 온 버스에 다시 올라탔습니다.

[버스회사 관계자] "(대구에 돌아오실 때도 그때 갔던 분들 와서 다 태우고 가신 거예요?) 네, 그대로 갔다 그대로 간 모양이던데요."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한데도 도심 집회와 관련해 감염된 사람은 벌써 2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현 영상편집 : 정소민 화면출처 : 누산따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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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886607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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