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무료급식 중단.."코로나보다 무서운 배고픔"

김건휘 입력 2020. 8. 2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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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가장 큰 타격받는 건 역시 노인들이나 노숙인들 같은 사회적 취약 계층이겠죠.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을 나눠주던 무료 급식소들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운영이 중단 됐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마스크를 쓴 어르신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급식소 운영자] "거리두기 하세요, 거리두기."

구청직원들이 어르신들의 열을 재고 이름과 연락처도 적습니다.

[구청 직원] "성함이? 전화번호요?"

길게는 한 시간 가량 줄을 선 끝에 검정색 비닐봉지 하나씩을 받아듭니다.

안에 담긴 것은 주먹밥 1개와 요구르트 1개.

오늘 하루를 나는 한 끼라고 합니다.

[무료 배식 노인] "안 주면 여기 다 죽어, 노인네들. 없는 사람 못 먹고 굶고 들어가다가 쓰러지면…"

2주 전까지만 해도 주로 따뜻한 비빔밥이 나왔지만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원래 이곳 급식소는 한번에 40명 정도가 들어와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요… 보시다시피 지금은 이렇게 정리돼 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거리두기로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탭니다.

결국, 길에서 주먹밥을 나눠주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내일부터는 이마저도 끊길지 모릅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구청 측에서 무료 배식 중단을 조심스럽게 타진했기 때문입니다.

무료 급식을 중단하면 매일 이곳에 의지하고 있는 노인 300~400명이 꼼짝없이 배를 곯게 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승현/자원봉사자] "집에 어르신 누워 계시는데 밥 하나만 더 주면 안되겠냐… 그런 분들 생각하면 저희가 배식을 멈출 수가 없어요."

서울 청량리의 무료급식소는 상황이 더 나쁩니다.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급식까지 집합금지 명령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32년간 매일 천 명 이상에게 무료 급식을 했던 밥퍼나눔운동본부입니다.

이곳 역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지난주부터 이렇게 문을 닫은 상탭니다.

수도권 전역에서 찾아왔던 어르신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구청 측이 급한 대로 과자, 라면, 통조림 등이 담긴 상자를 대신 나눠주고는 있지만 많은 노인들이 어딘가에서 끼니를 거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 "IMF 때도 하루도 문닫는 일이 없었어요. 우리 어르신들에게는 코로나보다도 배고픔이 더 무섭고, 또 배고픔보다도 더 괴로운 게 외로움이라는거죠."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방종혁·김동세/영상편집: 이현선)

김건휘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886798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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