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다 주자" vs "취약계층 중점" 코로나 재난지원금 논쟁 2라운드

이소연 2020. 8. 26.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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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급재난지원 오프라인 신청이 시작된 지난 5월1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노룬산골목시장 한 정육점에서 시민이 정부 재난지원금 카드를 이용해 결재하고 있다. /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2차 긴급 재난지원금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자신의 SNS에 “재난지원금 지급은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경제’ 정책”이라며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선별지급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차별 없는 성공적인 경제방역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선별 지원하게 되면 지원 제외자는 세금을 많이 내고도 제외돼 억울할 것이다. 지원대상자는 저소득자 낙인 때문에 서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전날인 24일에도 청와대와 총리실에 2차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공식 요청했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을 촉구하는 대표 인사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5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한민국 모든 가구에 가구원수별로 지원금을 차등 지급했다. 1인 가구 40만원, 2인 가구 60만원, 3인 가구 80만원, 4인 이상 가구 100만원이다.

일각에서는 전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이 경제·심리적 긍정적 효과를 줬다고 보고 있다. 소비를 진작시키고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심리방역’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의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적자가구의 비율은 16.7%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적자가구 비율이 22.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6%p 낮아졌다.

재난지원금 대상 선별 시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상 선별을 위한 행정비용이 낭비된다는 것이다. 선별된 대상을 ‘가난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낙인 효과도 무사하기 어렵다. 또한 선별 대상과 대상이 아닌 사람 간의 ‘소득 역전 현상’도 우려된다. 월 소득 200만원을 지급 기준으로 삼을 때, 월급 190만원을 받는 사람에게 지원금 30만원이 지급되면 총소득은 220만원이 된다. 그러나 월급여가 210만원인 사람은 지원금을 받지 못해 소득이 역전된다는 것이다.

강남훈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계층이 어려운 상황이다. 선별 지원으로 소득이 역전된 사람들은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며 “소득 상위 계층은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한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5월14일 오후 서울 자양동 자양전통시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 박태현 기자 
반면 2차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원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16일 발간한 ‘가계부문 유동성 위험 점검과 정책점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현금성 지원은 전 국민 지급보다 저소득 가구에 한층 효과적이며 자산에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의 경우 대출 등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재정도 문제로 꼽힌다. 1차 재난지원금과 1~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가 재정 상황은 넉넉하지 못한 상태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규모는 110조5000억원에 달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형태로 2차 지원금 지급은 이뤄지기 어렵다”며 “2차 지원금도 비슷한 수준으로 준다면 100% 국채 발행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취약계층과 저소득층, 자영업자 등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1차 재난지원금처럼 모두에게 지급하면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난지원금을 통해 소비가 진작되면 오히려 감염 확산을 통제하기 힘들 수 있다”며 “감염 확산 통제를 위한 방역에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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