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실망" 전교조, 세계적 '성교육 도서' 결국 회수한 교육부 비판

나진희 2020. 8.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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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여가부)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선정성 및 동성애 옹호 논란이 불거진 성평등 어린이책 7종을 결국 회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시대착오적이며 정부가 잘못된 지적에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여가부는 책자를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해당 도서들이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인정받은 성교육 도서임을 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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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한 성교육 도서. 김병욱 의원실 제공
여성가족부(여가부)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선정성 및 동성애 옹호 논란이 불거진 성평등 어린이책 7종을 결국 회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시대착오적이며 정부가 잘못된 지적에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가부는 26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나다움 어린이책’ 7종 10권과 관련 “일부 도서의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되고 있음을 감안해 해당 기업과 협의하여 해당 도서들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은 여가부가 남자다움, 여자다움이 아닌 '나다움'을 찾도록 돕는 내용의 어린이책을 선정해 초등학교, 공공도서관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성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차원에서 롯데지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지난 2018년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지난해 이미 134종의 우수도서를 선정 후 배포했다.

그런데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이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책 내용을 지적하며 논란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동성애, 동성혼 자체를 미화하고 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은 우려가 있다”며 “성교 자체를 재밌거나 ‘신나고 멋진 일이야’, ‘하고 싶어지거든’이라 표현한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책의 활용은 교사와 학부모의 판단 속에서 하면 되는 것”이라며 반박했으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와 책의 비치 현황을 파악해 필요한 부분을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문제를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여가부는 책자를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해당 도서들이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인정받은 성교육 도서임을 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가부는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여러나라에서 아동 인권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거나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도서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선정성 문제가 제기된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의 경우 1971년 덴마크에서 출간돼 아동 성교육 자료로 쓰였다. 1972년 덴마크 문화부에서 아동도서상을 받았다.

또 김 의원이 “동성애를 미화한다”고 본 ‘우리엄마 인권선언’ 등은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 지원을 받아 2016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책으로 3만부 이상이 판매되고 1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가 나다움 어린이책으로 추천했으며, 대구여성재단에서도 지난해 성평등그림책으로 추천했다.
사진=김병욱 의원실 제공
교육계에서는 김 의원의 지적이 금욕적 성욕관과 동성애 차별 등이 기저에 깔린 ‘시대착오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성명을 내 “50년이 지난 오늘까지 보건과 금욕 중심의 학교 성교육을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국회의원이 오히려 구시대적이며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는 것은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전교조는 유 부총리를 향해서도 “소신있게 성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잘못된 지적에 부화뇌동하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깝다”며 “시대착오적 주장에 부화뇌동하면 안 된다. 주춤하지 말고 국제표준을 반영한 포괄적 성교육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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