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피격 사건' 시위대에 총 쏜 17살 백인 소년

정의길 2020. 8. 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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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의해 피격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 사태가 격렬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백인 청소년이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군 병력을 투입하며 강경 대처에 나섰다.

블레이크 피격 사건이 일어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25일 사흘째 밤샘 시위가 벌어지던 중 총격으로 2명이 숨졌다.

경찰은 총격을 가한 백인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17)를 1급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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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숭배하던 17살 소년 총격에 2명 사망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 맞선 자경단 활동
트럼프는 시위에 강경 대응 천명..흑백 대결 우려
미국 위스콘신 커노샤에서 25일 밤(현지시각) 벌어진 시위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한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가 현장에서 총을 들고 ‘자경 활동’을 하고 있다. <시비에스 시카고> 화면 갈무리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의해 피격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 사태가 격렬한 인종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백인 청소년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군 병력을 투입하며 강경 대처에 나섰다.

블레이크 피격 사건이 일어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25일(현지시각) 사흘째 밤샘 시위가 벌어지던 중 총격으로 2명이 숨졌다. 경찰은 총격을 가한 17살 백인 소년 카일 리튼하우스를 1급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리튼하우스는 심야 시위를 벌이던 참가자들을 향해 자동소총으로 총격을 가하고 도주했다. 그는 도주하던 중 시위대를 향해 다시 총을 발사했고, 시위 참가자 중 2명이 각각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다. 다른 시위 참가자 1명도 총을 맞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일리노이주 앤티오크 경찰에 의해 체포된 리튼하우스는 사건 현장인 커노샤에서 24㎞ 떨어진 앤티오크에 살고 있었고, 이날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맞서 치안을 유지한다는 커노샤 지역 자경단에 합류해 활동했다. 커노샤에서는 블레이크 사건 뒤 항의 시위가 일어나면서 차량 방화와 무장 약탈행위 등 폭력사태가 확산돼 왔다. 일부 주민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맞서왔다.

위스콘신직업경찰협회 대변인은 경찰력이 커노샤시 전역에 넓게 퍼져있어서, 개인과 단체들이 스스로 자경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이날 사건의 동영상을 보면, 군복을 입은 무장 시민들이 한 사업체 건물 외부에서 모여있었다. 리튼하우스의 총격 사건은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리튼하우스는 주차 구역에서 한 사람에게 발사했다. 리튼하우스는 전화를 걸면서 “누군가를 죽였다”고 말했다. 그는 곧 도주하다가, 길바닥에 넘어졌다. 그를 제지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자, 총을 난사했다. 다시 그는 도주했다. <에이피>(AP) 통신은 “그가 총격 뒤 다시 일어나 걸어가던 중 경찰 순찰차와 맞닥뜨렸고 사방에서 ‘사람을 쐈으니 체포하라'는 함성이 터져나왔지만, 순찰차들은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베스 커노샤 보안관은 민간인들이 법집행을 도울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어젯밤 일어났던 일은 내가 왜 법집행 대리 허가를 하지 않는지에 대한 완벽한 이유”라고 민간인들의 자경단 활동을 허락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베스 보안관은 두명의 사망에 관련된 그 용의자가 법집행 대리 허가를 요청한 단체에 속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커노샤 지역 경찰이 통행금지령을 어기고 거리로 나온 자경단원들을 해산시키지 않고는 ‘도와줘서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이 일어난 이날 밤 커노샤에 “연방 병력과 주방위군을 파견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는 미국의 거리들에서 약탈, 방화, 폭력, 무법을 묵과할 수 없다”며 “나의 팀은 연방 지원을 수용하겠다고 동의한 에버스 주지사와 통화를 방금 끝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의 흑인 피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폭력사태에 대한 강경 대응만을 밝혔다.

트럼프의 트윗 직후 민주당 소속 토니 에버스 주지사는 주방위군 500명의 투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리튼하우스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평소 경찰에 대한 애착과 숭배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항하는 ‘경찰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의 구호, 그리고 제복을 입고 소총을 든 사진 등을 게시해왔다.

리튼하우스는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커노샤에서 경찰 항의 시위가 격화되자, 자경단에 스스로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몇 시간 전 리튼하우스는 지역언론인 <밀워키 저널 센티널>와 회견하고는 ‘무장대원'을 자처했다. 보수 인터넷매체 <데일리콜러>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누군가 다친다면 난 위험한 곳으로 달려갈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내가 총을 가진 이유”라고 덧붙였다. 지역 자경단 ‘커노샤 경비대'는 전날 총격 사건은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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