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놈 왔다"..코로나 'GR 바이러스' 국내 확산중

지영호 기자 2020. 8. 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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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박 선원에게서 발견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 유형인 GR그룹이 국내에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변종 바이러스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에서 그동안 확인되지 않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클레이드(clade·계통)가 발견되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계통이 변하면 그동안 준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변이가 상당히 많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를 분리해 PCR 검사도 하고 또 유전자 검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이유는 그런 바이러스의 중대한 변이가 있었는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유형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지 봐야 감염경로나 노출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며 "최근에 GH그룹에 대해 세포나 동물을 이용한 병원성 또는 감염력에 대한 분석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병원성과 전염력·전파력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립부산검역소는 3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러시아 국적 원양어선 '페트르1호'(7733t)에서 선원 1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29일 부산항에 정박 중인 페트르1호에서 확진 선원들이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기 위해 하선하고 있다. 2020.07.29. yulnetphoto@newsis.com

GR그룹 부산 유행 확인...빠른 전파 우려
아프리카, 인도, 러시아에서 유행한 GR그룹이 국내에서 전파된 사례도 나왔다. 해외 입국자에 의한 국내 전파사례가 직접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GR그룹은 부산 감천항 입항 러시아 선박 선원과 해외입국자에서 나온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형이다. 청주 외국인 집단발생 관련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러시아 선원을 중심으로 GR이라는 새로운 클레이드가 발견됐음을 밝힌 바 있다"며 "페트로1호 외에도 여기서 발견된 선박수리공 가족 중 학생이 있었던 보건산업고등학교나, 여기서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계공고의 경우에도 GR이 나왔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분류 사례를 통해 우한 교민 등 초창기 발생 바이러스를 S그룹으로, 신천지 대구교회 등 1차 유행시기 확진자 바이러스를 V그룹으로 분류했다. 이어 이태원 클럽 이후 유행 상황을 GH그룹으로 분류했다.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검체 129건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추가분석을 진행한 결과를 보면 8월 기준 103명 중 GH그룹이 85명, GR그룹이 18명으로 조사됐다. 이전까지 GR그룹의 환자는 2명이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V, L, G, GH, GR, 기타 등 7개 유형으로 나눴다. 외국 연구진들은 GH그룹에 대해 종전에 비해 전파속도가 최대 6배 빠르다고 분석한 바 있다.

GR그룹이 같은 G형 계열인 점을 고려하면 마찬가지로 빠른 전파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세한 특징은 국내에 잘 알려져있지 않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관련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2020.07.16. ppkjm@newsis.com
WHO에 없는 변종 확인...홍콩 재감염 사례도 새로운 계통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방대본은 해외입국자로부터 검출한 바이러스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3건도 확인했다고 했다. 해당 사례는 파키스탄 유입 2건, 우즈베키스탄 유입 1건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WHO가 운영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GISAID) 7만8810건 중에 없는 변이 바이러스다.

변이된 바이러스는 완전히 새로운 성질을 나타낼 수도 있어 우려가 커진다. 일례로 홍콩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임상감염병'에 보고한 연구결과를 보면 감염 후 4개월 반만에 또다시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다.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내용적으로 볼 때 아마도 클레이드 자체가 변화된 것처럼 기술이 돼 있었다"면서도 "아직 단일한 사례이고 더 많은 연구와 유전자 분석 정보가 필요하다. 내용을 더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항체의 지속기간이 자연면역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짧을 가능성"이라며 "앞으로 개발될 어떤 백신은 인공적 면역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우려가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질병관리본부는 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부터 얻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2.27. photo@newsis.com

재감염 첫 사례 주목...감염병 대응 변화 예고
아직까지 국내에서 재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국내에서 확진 후 재감염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며 "해외에서 재감염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들이 발생하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추가 사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재감염이 확인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감염병 대응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예상했다.

김탁 순천형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감염 항체면역이 일반적일지, 독감처럼 유전자 변형이 올지, 어느 정도 치명률을 기록할지 등이 코로나에 대응하는 중요 기준"이라며 "분명한 것은 코로나19가 없어지지 않고 우리와 영원히 같이 갈 호흡기 감염병이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 사례만으로 재감염 사례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우리도 대구 환자의 유사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 있으면 검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당장 대응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고, 질본을 비롯해 전세계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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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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