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이틀째..병원서 피켓들던 전공의들 다 어디로 갔을까

정혜민 기자,원태성 기자 2020. 8. 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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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심병원·중앙대병원, 휴진중이지만 공동행동은 없어
전공의들, 업무개시명령에 27일 사직서·28일 연락두절 예고
27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강남성심병원 내부 모습 © 뉴스1/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원태성 기자 = "원래 여기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했었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들어간걸로 알아요."

27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앞. 병원 직원은 이같이 말하면서 휴진에 참여한 전공의들이 지금 어딨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병원의 한 의사 역시 "파업을 하긴 하는 것 같은데 다들 어디서 공동행동을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 이틀째인 이날 강남성심병원에도 전공의들과 전임의들은 파업 중이었지만 병원에서 파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피켓시위를 하는 의사들은커녕, 흔한 유인물 한 장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는 전공의들이 피켓을 들고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관련기사 : 의사들 "송구하지만 우리 목소리 들어주세요"…피켓시위·헌혈 병행)

직원들에 따르면 내과, 외과, 정형외과, 영상과까지 모든 과가 정상적으로 외래 진료를 진행 중이었다. 환자들의 수도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강남성심병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도 전공의 파업과 무관하게 계속 운영 중이었다. 30~40명 수준의 대기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날인 26일 "피켓시위, 단체행동을 유지한다"고 공지를 올렸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병원 측은 전공의, 전임의들이 휴진 중이라는 사실은 밝혔으나 인원 등에 대해서는 알리기 조심스러워 했다.

정부가 휴진에 참여하는 의사들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히자 이날 대전협을 중심으로 한 전공의들은 공동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24시간 동안 병원 등 외부의 연락을 받지 않는 공동행동을 하기로 예고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수도권 응급실과 중환자실 휴진 전공의 358명에게 업무개시 명령서를 발부했으며 이날 복귀 여부를 확인하고 미복귀 시에는 고발 및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면허정지나 취소 등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또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국의사 2차 총파업(집단휴진)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에 대한전공의협의회 대국민 담화문이 게시돼 있다. 2020.8.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오전 11시30분쯤 찾은 인근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도 강남성심병원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며칠 전에는 병원 근처와 인근 지하철 흑석역에서 의사들이 피켓시위를 했지만 이날은 관련 집단행동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중앙대병원 직원들 역시 모든 과의 외래진료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환자 수 역시 평소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중앙대병원의 한 의사에게 전공의들이 어디서 단체행동을 하고 있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같은 시각 찾은 용산구의 동네병원 3곳은 모두 정상진료 중이었다. 이들 병원은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 첫날인 전날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을 했다. 정부에 따르면 동네병원 휴진 사전 신고율은 26일 6.4%, 27일 5.8%, 28일 4.6% 수준이다.

용산구의 한 의원급 정형외과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파업에 참여하지 않느냐고 묻자 "저희는 파업하지 않는다"라며 "병원마다 각자 다르게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오히려 "다른 병원들은 파업 많이 하나요?"하고 되묻기도 했다.

의원 안에는 다른 환자들은 보이지 않았으나 직원은 "지금 치료실마다 환자분들이 가득 찼다"고 전했다. 반쯤 열린 진료실 문 사이로 병원장이 업무를 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남에서 20년째 동네의원을 운영 중이라는 전문의 김상현씨(가명)는 전날인 26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상진료를 한다"면서 "전공의와 전임의와 함께 파업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생계가 문제"라고 밝혔다.

김씨는 "코로나로 인해 환자 수가 많이 줄어든 데다 여름 휴가 일주일, 17일 임시휴일 하루를 쉬고 나니 3일을 추가로 더 쉬기가 부담스럽다"며 "코로나로 인해 병원 경영이 너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생계형으로 문을 열게 됐고 동네 개인병원들은 그런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대전협은 선배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지난 14일(제1차 전국의사총파업) 집회 참석률과 휴진율을 전해 듣고 저희는 너무 비참하고 처참했다"면서 "차가운 무관심을 거두고, 무책임한 방관을 멈추고, 용기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 파업 현황 등을 묻기 위해 대전협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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