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고 빼줄게" 어린이집 앞 불법주차 목포시의회 의원들
도로까지 나와서 원생들 탑승
전남도 목포시의회 의원 2명이 어린이집 앞에 1시간 이상 불법주차를 해 원생들이 차도로 나와 통원 차량을 탔다. 어린이집 측은 어린이집 교사가 시의원들에게 차량 이동을 요청했지만 “점심을 먹고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했다.
목포시 산정동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모 이사장은 2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어처구니 없는 사진 한 장 올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 아래엔 두 대의 흰색, 은색 승용차가 어린이집 통학 차량을 막고 불법주차돼 있어 교사와 원생들이 도로까지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김 이사장은 “(제8호) 태풍 ('바비'의) 상륙으로 인해 조기 하원을 결정하고 이날 오후 1시 도토리들(아이들) 하원 차량을 운행하려고 나왔더니 승용차 두 대가 어린이집 출입문 앞과 주차금지 구역에 버젓이 주차돼 있었다”며 “한 교사가 (차량 앞유리에 부착된 번호로) 전화해보니 '목포시의회 의원들인데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으니 밥 다 먹고 빼준다'고 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다시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며 "결국 사진처럼 도로 중간에 아이들이 나와 차를 타고 집에 갔다"고 했다. 그는 "더 화가 나는 건 아이들을 (가정에) 내려주고 다시 돌아왔더니 (목포시의원들의 차량) 두 대가 그대로 서 있었다"며 "기초의원 벼슬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나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고 했다.
현행법상 어린이집 등 교육기관 앞의 일정 구간은 주정차 금지구역이다. 특히 작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의 도입으로 어린이집 앞 교통사고는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이사장은 두 시의원의 실명을 따로 밝히진 않았다. 두 시의원은 무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목포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3명, 무소속 5명, 정의당 1명, 민생당 1명, 민주평화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 이사장은 27일 페이스북에서 “당사자인 의원 두 명이 아직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어린이집을 겁박하거나 힘들게 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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