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예보, 끊기는 지원..지금 수해마을은?

길금희 2020. 8. 2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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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지난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수해마을이 이번에는 태풍 북상으로 누구보다 걱정이 컸습니다.

복구 작업을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구호 물품 지원마저 줄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또다시 태풍 예보가 잇따르면서 힘겨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길금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순 폭우로 수해를 입은 마을입니다.

마을 옆을 따라 흐르는 섬진강 제방 곳곳이 초록색 천막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폭우에 무너진 제방을 원래대로 복구하기 위해 모래 주머니를 켜켜이 쌓아놓았습니다.

하지만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한다는 8호 태풍 바비의 북상 소식에 주민들은 어젯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최회범/하도마을 이장 : "끔찍했죠, 왜? 이전처럼 인명피해는 없어야 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어제 회관 모정에서 밤샘을 했죠. (그래도 어제는 고비는 넘겼어요.) 천만다행이라고 봅니다."]

제대로 복구를 하기도 전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비 소식.

다행히 이번 태풍은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비켜갔지만, 주민들은 안심할 수 없습니다.

당장 다음 주 9호 태풍을 시작으로 또다시 잇따라 태풍이 북상할 거라는 기상 예보 때문입니다.

주로 원예 작물을 농사짓는 금지면에서는, 이달 초순 폭우로 비닐하우스 5백여 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땅이 마를 틈 없이 비가 내리면서 비닐하우스 복구를 또 미뤄야 합니다.

물에 잠겼던 주택 복구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매일 정부에서 지원되는 도시락 지원도 내일이 마지막입니다.

주민들은 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주민/음성변조 : "갑자기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물로 다 떠내려가 버리고. 쌀 한 주먹이 있는가. 집에 어디 할 데가 없으니까 야외에서 물만 부어서 그냥 컵라면 먹고. 1~2년에 끝날 것도 아니에요. 이거."]

[주민/음성변조 : "먹을 것이 당장 없으니까 일도 못 해요."]

면사무소 인근에 대피소가 마련돼 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이용하는 주민이 줄었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이런 야외에서 자는 사람도 있고, 친척 집에서 자고 오는 사람도 있고 그다음에 옥상에서 텐트 하나 치고 자는 사람도 있고. 근데 그것이 언제까지 갈려나 모르겠어요."]

집도 일터도 잃은 채 이어가는 사실상의 노숙생활.

텐트 생활이 길어지면서 노인들은 질병으로 건강마저 잃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주민/음성변조 : "예방접종이라도 해줘야 하는데 무슨 간염이라도 걸리고 있는지 몰라요."]

그나마 찾아오던 지원의 발길도 코로나19로 뚝 끊긴 가운데, 지원받은 구호물품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장종석/남원시 금지면장 : "벌써 재해가 발생한 지 3주가 지나다 보니까 구호 물품도 상당히 끊긴 상태고요. 식수 부분도 생수를 공급해 왔는데, 그것도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각계각층에서 조금 더 지원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코로나19는 확산하고 지원은 점점 줄어들면서, 수해 마을 주민들은 이웃의 관심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길금희입니다.

길금희 기자 (gold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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