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서 "마스크 안 쓸란다"..'노마스크 행패' [김기자의 "이건 아니잖아요"]

김선영 2020. 8. 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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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참 별난 일이 많습니다.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된 지난 5월1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노마스크'(마스크 미착용) 대중교통 탑승제한 마찰 사건은 141건이 접수돼 151명이 검거됐습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확진자가 연일 300∼400명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 안 하는 건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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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상을 살다 보면, 참 별난 일이 많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겪고도, 속앓이만 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그래서 독자 여러분이 ‘하소연’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특히 소외된 곳에서 누구에게 말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의 말씀에 귀기울이겠습니다. 사연이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007@segye.com)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안 쓴 게 무슨 벼슬인가요”

#1. 지난 25일 오후 10시2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대교 인근을 주행하던 시내버스 안에서 50대 남성 A씨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채 통화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버스 운전기사는 A씨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A씨는 운전기사에게 다가가 그의 마스크를 잡아당기고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또한 이를 말리면서 경찰에 신고하려던 다른 승객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다 승객의 얼굴을 할퀴고 때리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A씨를 운전자 폭행과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가 그가 버스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버스 운행 업무도 방해해 업무방해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신청했다.

#2. 지난 27일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들을 폭행한 남성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7시25분쯤 서울지하철 2호선 당산역 구간을 지나던 열차 안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 2명을 폭행한 혐의로 50대 남성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신고 있던 슬리퍼로 승객 1명의 얼굴을 후려치고, 이를 저지하던 다른 승객의 목을 조르고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 내에서 난동을 이어가던 B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마스크 착용 요구에 화가나 승객들을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 아니잖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사회 곳곳에서 ‘마스크 갈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위의 사례들처럼 마스크 갈등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장소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입니다.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된 지난 5월1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노마스크’(마스크 미착용) 대중교통 탑승제한 마찰 사건은 141건이 접수돼 151명이 검거됐습니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 151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39%(45명)로 가장 많았고, 50대(38명)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40대(24명), 10·20대(23명), 30대(19명) 순으로 검거된 피의자가 많았고, 연령 불상의 피의자도 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검거된 이들 가운데 16명을 제외한 135명(89%)이 남성이었습니다. 마스크 미착용으로 대중교통에서 마찰을 일으켜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 상당수가 50~60대 남성, 이른바 ‘오륙남’인 셈입니다. 또한 노마스크로 인한 대중교통 내 마찰 사건은 대부분 버스(75건)에서 발생했고, 지하철(30건), 택시(36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경찰에 검거된 이들 중 33%(51명)는 업무방해 혐의, 29%(45명)는 폭행 및 상해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그 외에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4명), 협박(2명), 기타(4명) 등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경찰은 81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6명은 불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넘겼다고 합니다.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확진자가 연일 300∼400명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 안 하는 건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경찰도 노마스크와 관련해 폭행, 운행방해 등이 발생하면 엄정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귀찮다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난 마스크 안 쓸란다’는 이기적인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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