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의암댐 통과하고 13km 휩쓸리고..죽음의 문턱 다녀온 유일한 생존자가 남긴 말

조을선 기자 2020. 8. 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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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서 희망으로, 기적의 구조 시리즈 ②

5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강원 춘천 의암호 전복 사고. 이 참사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68살 곽원복 씨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언론에 밝혔습니다. 그는 의암댐 수문을 통과한 후 한 시간 동안 13km를 휩쓸려 떠내려간 뒤 기적적으로 구조됐습니다.
 
지난 6일, 기간제 근로자인 곽 씨는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폭우 속 인공 수초섬이 유실될 우려가 커지자 현장에 나갔습니다. 그는 "작업선 제일 후미에 타고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물 밑에서 시커먼 것들이 훅 올라오더니 배가 뒤집어진 것으로 기억한다"며 전복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곽 씨는 배가 전복된 뒤 의암댐 수문 쪽으로 순식간에 휩쓸려갔습니다. 당시 계속된 폭우로 의암댐에서는 '초당 1만 톤'의 물이 방류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의암 다리 밑에서 부유물을 붙잡고 돌아봤는데, 수문에 물이 계속 빨려 들어갔다"며 "'저기 들어가면 난 죽는다'라는 생각을 갖고 정신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의암댐 수문으로 빨려 들어간 곽 씨. 그는 "얼굴을 가리고 손을 최대한으로 꼭 막고 그 와중에서도 불과 몇 초 사이에서도 코에다 손을 대고, 귀와 눈을 꼭 막고, 동그랗게 그대로 갔다"며 "곧, 몸이 돌고 투닥투닥 무언가에 부딪혔다"고 말했습니다.
 
가까스로 수문을 무사히 빠져나간 곽 씨는 이후 휩쓸려가는 물속에서 "몸이 벌어지면 죽는다, 구명조끼가 벗겨지면 죽는다는 생각에 바짝 오므리고, 뭐가 때리는지 몰라도 그러고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이 너무 차가워서, 몸이 추워서 견디기 어려웠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며 마주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두 번째 사람은 살려달라는 소리만 듣고 두리번댔지만 자신을 보지 못하고 놓쳤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세 번째 아주머니가 살려달라는 말을 듣고 휴대폰을 꺼내는 걸 보고 '살았구나' 안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무려 13km를 휩쓸린 끝에 그는 기적적으로 한 배를 마주쳤습니다. 수상레저업체 직원이 그를 우연히 발견하고 구조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직원은 "수영할 생각 하지 말고, 그 상태로 계속 조끼 입은 상태로 몸을 맡기라"고 말한 뒤 그를 뒤에서 건져 올렸습니다.
 
탈진된 상태로 구조되는 순간에도 곽 씨는 다른 동료 구조 요청부터 했다고 합니다. 그는 배에 타면서 "구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제 뒤에 세 사람이 떠내려 오는 거 같은데 그 사람들 저 구해달라"고 말한 뒤, "춘천시청에 전화해달라"고도 요청했습니다.
 
극도로 위험한 상황을 침착하고 강인하게 버텨 죽음의 고비를 넘긴 곽 씨. 그는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삶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 저의 새 삶의 신조"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의암호 선박 3척 전복 사고로 현재 1명이 구조되고,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습니다. 사고 발생 23일째, '인재'라는 지적 속 사고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못했고 수습되지 못한 1명의 실종자가 있습니다.

(구성 : 조을선 기자, 편집 : 박승연, 영상제공 : 강원도민일보, 도움 : 송영훈)                       

조을선 기자sunshine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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