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KBS

"내가 겪은 코로나는.." 격리해제자 4인의 당부

김수연 입력 2020.08.29. 08:00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어제(28일) 0시 기준 '코로나 19' 격리해제자는 14,551명이다. 누적 확진자의 76%가 '코로나 19'와 싸워 이겨낸 셈이다. 이들에게 '코로나 19'는 아직도 생생한 고통이다. "제가 겪은 이 고통을 당신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는 이들과 비대면으로 만났다.

■ 30대 남성 김창연 씨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

간호사인 김창연 씨는 KBS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 19'를 "정말 무섭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병"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2월 확진 판정을 받아 한 달 가까이 입원했다. 초기엔 목이 조금 간지러운 정도였지만 점차 견딜 수 없이 고통이 심해졌다고 한다. 기침, 가래, 콧물 등 보통의 감기 증상은 물론이고 전신통과 두통으로 진통제 없이 견딜 수 없었다. 움직일 때마다 아파 침대에 누워 잠만 청하는 나날이었다.

당시 김 씨의 예비 신부였던 김지선 씨도 '코로나 19'가 확진돼 치료를 받았다. 지선 씨는 무증상이었다고 한다. 김 씨 부부는 치료가 끝난 후 혈장 공여자로 등록했다. 혈장 공여자는 위급한 환자가 있을 때 치료 목적으로 혈장을 기증하게 된다. 김창연 씨는 "입원했을 때 공무원, 방역 당국, 의료진 누구 할 것 없이 많은 수고를 해주셨다"며 "그렇게 받은 은혜를 누군가에게 다시 주고 싶어 혈장 공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30대 여성 A 씨 "무증상으로 퇴원했지만…일상 복귀 힘들어"

화상 인터뷰로 만난 30대 여성 A 씨는 '코로나 19' 확진 당시 약간 목이 아픈 정도로 증상이 거의 없었다. 약 2주 동안의 입원 동안 한 차례 발열이 있었고 목이 답답한 정도였다고 한다. 신체적 증상은 가벼웠지만 A 씨는 퇴원을 한 뒤에도 곧장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전염성이 남아있을까 하는 걱정에 가족이 있는 집에 돌아가는 대신 집을 얻어 혼자 지냈다. 전문 방역 업체가 방역하는 곳으로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했다. 주변에서 A 씨와 만나길 꺼리는 시선도 느껴졌다. A 씨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걸렸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한동안 못 만날 것 같다'고 말한다"며 "그 마음이 백 퍼센트 이해가 되지만, 아, 내가 한동안 길게 조심해야겠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시)"제가 겪은 고통, 안 느끼셨으면"…코로나 경험자의 당부 (8/28 기사 링크)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오는 불안감도 크다. A 씨는 아직 신체적 후유증을 느낀 게 없지만, 앞으로 자신이 모르는 장기적인 후유증이 나올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격리해제를 끝내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뭐냐"는 질문에 A 씨는 "마스크를 벗고 가족들과 밥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20대 여성 B 씨 "퇴원 후 심리적 고통 심각"

20대 여성 B 씨는 무증상으로 '코로나 19'를 겪고 격리 해제됐지만 이후 고통이 이어졌다고 KBS와의 통화에서 호소했다. 이웃 주민들이 B 씨를 쳐다보며 수군대는 것 같았고, 지인들은 "널 만나도 되는 거냐"며 피했습니다. B 씨는 약 한 달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스스로가 '돌아다니는 바이러스'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인기피증이 심해졌다.

최근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하면서 트라우마가 된 기억은 다시 찾아왔다. 구급차를 보면 병원에 갔던 그 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숨이 쉬어지지 않고, 손발이 떨린다고 B 씨는 말했다. B 씨는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중증 환자가 몇 번이나 숨이 넘어가고 죽을 고비를 넘기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 40대 남성 '부산47' "완치 후 후유증 심각…회복자 정보 시급"

부산 47번째 환자로 페이스북 '부산47' 계정으로 회복기를 연재하고 있는 부산대 박현 겸임교수는 취재요청에 "직접 응하긴 힘들지만, 저의 이야기가 감염을 막고 '코로나 19' 회복자들이 체계적인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을 사용해달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독 한국만 '완치자'라고 표현한다"며 완치 후 후유증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 19'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후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두통과 위·가슴 통증, 피로 등의 후유증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 '코로나 19'의 정확하고 체계적인 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회복자를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 접근해달라고 촉구했다.

■ "쉽지 않은 병이지만…함께 이겨냅시다"

격리해제가 된 후에도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4명의 경험자들은 입을 모아 강조했다. '코로나 19'는 절대 쉬운 병이 아니라고,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이 병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마스크 열심히 쓰고 다니고, 사회적 거리 조금만 더 지키시고, 조금만 더 마음잡고 하시면 제가 겪었던 고통 안 느낄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로 조금만 더 배려하고 함께 해 나갔으면 좋겠고, 우리는 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창연 씨가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bs@kbs.co.kr)

포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