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의사가 없어요"..31년 차 '지역 의사'의 외침

김광연 2020. 8. 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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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렇게 의료계의 집단휴진 사태는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지역의 한 31년차 의사가 '의사가 부족한 게 맞다. 지역에서 일할의사를 늘려야 한다'며 지역 의료의 어려움과 함께 파업에 대한 의견을 전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인구 31만,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아산의 한 병원.

25년째 병원을 운영하는 올해 57살 박현서 원장은 며칠째 집에 못들어가고 있습니다.

외래 진료는 물론, 밤낮을 가리지 않는 응급환자를 살피느라 끼니도 거르기 일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전공의에 이어 동네 병원까지 집단으로 휴진해 말 그대로 쉴 틈이 없습니다.

[박현서/현대병원 원장] "응급의학과 의사가 4명이나 5명은 필요한 건데 어떨 때는 3명, 어떨 때는 2명. 그러다 보니까 원장인 저까지 같이 스케줄에 들어가서 응급실 야간이나 주말 당직을 같이 해줘야 하니까…"

인력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구른 게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아산과 바로 옆 천안엔 의대가 2곳이나 있지만 입학생 대다수가 수도권 출신이라, 졸업하면 으레 수도권 병원으로 향합니다.

사명감에 호소해선 어림도 없고, 연봉을 서울의 두 배 가까이는 줘야 간신히 붙잡을 수 있을 정도로 의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박현서/현대병원 원장] "'도저히 여기는 못 오겠다. 부인 얘기가 돈을 조금 덜 받더라도 서울에서 근무하자'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마음이 아프죠."

이처럼 지역에선 의사를 구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데, 의대 정원을 늘릴 필요가 없다며 집단행동에 나선 후배 의사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고 박 원장은 털어놨습니다.

[박현서/현대병원 원장] "정부에서의 수가 측면도 있지만 지역 의사를 길러서 지역 의사가 오래 봉사할 수 있게, 제 생각은 한 20년 이상은 (의무 복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박 원장은 한약 첩약 급여화나 원격진료 문제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온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면, 파업은 결코 선택지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집단사직서를 제출하며 의료계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강경투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파업의 적절성을 두고선 의사들 내부에서조차 온도차가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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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 (kky27@t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892363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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