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가득 당원들 어디로..흥행 참패 난감한 여당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2020. 8. 30. 05: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년마다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당내 최대행사, 전당대회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대형 체육관을 가득 채운 당원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랜선 행사' 진행인원만 당사를 지켰다.

전당대회가 열린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는 실무자와 사회자, 영상 송출 인력을 포함한 10여명만 남았다.

1만 5천석 규모 대형 체육관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고함 섞인 연설을 육성으로 듣던 과거 전당대회 모습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1만 5천석 체육관 다닥다닥 채웠으나
코로나19 우려로 온택트 생중계..접속자 3~4천명 수준
불가피했다지만, 당초 '어대낙'에 차별점 없어
컨벤션 효과 실종..지지율 답보도 지도부에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년마다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당내 최대행사, 전당대회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대형 체육관을 가득 채운 당원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랜선 행사' 진행인원만 당사를 지켰다.

'온택트(온라인 비대면)' 시대에 발맞춘 새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흥행몰이에 실패했다는 아쉬움도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당 지지율 회복이 절실했던 터라 더욱 난감하단 반응이다.

◇가장 핫할 때도 5천명

전당대회가 열린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는 실무자와 사회자, 영상 송출 인력을 포함한 10여명만 남았다. 대신 실황은 당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후보들은 주로 밖에 머무르다 정견 발표 차례 때만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전임 대표 인사말은 녹화 방송으로, 이낙연 당선자 수락 연설은 이원생중계로 진행됐다.

그러나 당시 실시간 동시 접속자는 3~4천여명 수준에 불과했다. 차기 당대표 개표 결과가 발표되던 '가장 핫한' 순간에도 5천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1만 5천석 규모 대형 체육관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고함 섞인 연설을 육성으로 듣던 과거 전당대회 모습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낙연(왼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전당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오는 31일까지 자가격리중이어서 이날 전당대회에 불참해 녹화 영상으로 정견 발표를 대체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차별점 드러내지 못한 후보들

흥행 실패는 사실 불가피한 수순이었다.

코로나19 확산과 역대급 장마, 태풍 우려까지 겹치면서 마냥 잔치를 키우기엔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나마 온라인 전당대회라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이 책임감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싸늘했던 배경으로는 당초 예측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 지목된다.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표현이 '어대낙'이라는 줄임말로 공연히 회자할 정도로 당원들의 선호도가 뚜렷했다.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 모두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에 손짓하느라 공약·비전에 차별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이나 끝까지 갈등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같이 지적된다.

◇중진 의원 "경각심 갖고 분발해야"

이른바 컨벤션 효과, 즉 정치적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은 결국 난망해진 모양새다.

지난 2015년 당대표로 출마한 문재인 당시 의원은 박지원 의원을 힘겹게 누르고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뒀었다. 그 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갑자기 치러진 대선에서 안정적으로 당선된 인물이 지금의 문 대통령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미래통합당에 이례적으로 당 지지율 선두를 내주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재유행과 전광훈 목사가 빈축을 산 광화문 집회 덕에 그나마 방어할 뿐이다.

지난 25~27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전주보다 1%P 하락해 38% 지지도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무당층은 5%P가 오른 30%를 기록했다. 통합당은 20%를 얻었다.

차기 대권 주자인 이낙연 신임 대표도 당내 지지를 확인하면서 당장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민심 이반이 도드라질수록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국민 전체 지지율 사이 '줄타기'에 놓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신임 지도부가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꼭 컨벤션 효과를 통한 일시적 붐업이 아니더라도 현재는 본질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며 "국가적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 뜻에 부응하기 위해 경각심을 갖고 분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