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는 아이 어쩌나"..학원까지 '셧다운'에 속 타는 학부모

장지훈 기자 2020. 8. 3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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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조치가 30일부터 8일간 시행된다.

경기 파주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A씨(42·여)는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의 공부를 봐 주기가 힘들어서 올해부터 영어·수학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학원까지 문을 닫는다니 걱정이 크다"며 "그나마 학원에서 선생님 얼굴 보고 친구들도 있으니까 아이가 좋아했는데 다시 집에서 모니터만 보면서 공부하게 되면 집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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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모든 학원, 31일부터 9월6일까지 집합금지
학교도 '전면 원격수업' 상황에 학습 부진 우려 커
서울 강남구 한 학원에서 강사가 재원생들을 대상으로 쌍방향 실시간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조치가 30일부터 8일간 시행된다. 이에 따라 모든 학교의 등굣길이 막힌 데 이어 학원까지 대면수업이 중단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자녀의 학습 부진 문제를 걱정해 학원가의 문을 두드렸던 학부모들은 이번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가 감염병 예방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자녀들이 당분간 집에만 머물면서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31일 0시부터 9월6일 밤 12시까지 '중위험시설'로 분류된 300명 미만 중소형학원과 독서실, 스터디 카페 등에 집합금지 조치가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300명 이상 대형학원만 집합금지 대상이었다.

고3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 모든 유·초·중·고 학생이 지난 26일부터 9월11일까지 전면적인 원격수업을 받게 된 가운데 학원까지 셧다운이 되면서 '긴급 휴원' 공지를 받아든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경기 파주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A씨(42·여)는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의 공부를 봐 주기가 힘들어서 올해부터 영어·수학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학원까지 문을 닫는다니 걱정이 크다"며 "그나마 학원에서 선생님 얼굴 보고 친구들도 있으니까 아이가 좋아했는데 다시 집에서 모니터만 보면서 공부하게 되면 집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B씨(40·여)는 "최근에 인근 교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엄마들끼리는 학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를 하긴 했는데 막상 중단된다니 막막하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에서 관지난 19일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B씨는 이어 "학교에서 실시간 수업이라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2학기에도 거의 다 EBS 동영상 보게 하는 식이라 아이가 보는 둥 마는 둥 한다"며 "집에서 아이를 케어하는 부모들은 상황이 좀 낫지만 맞벌이하는 부모들은 '우리 애만 바보 되는 것 아니냐'고 토로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감염병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이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아동과 학생을 다수가 밀집하는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역사회로부터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정부는 방역에 배수진을 치고 모든 총력을 다해 수도권의 확산세를 진정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와 함께 같은 시간대 9명 이하의 학습자를 교습하는 시설로 신고된 '교습소'는 집합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대면수업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수강생 10명 이상은 학원으로, 9명 이하는 교습소로 분류된다.

다만 현장에서는 모든 학원이 문을 닫게 된 상황에서 '나 홀로 운영'을 이어가는 데 따른 부담 때문에 휴원을 공지하는 교습소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도 교습소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진 않았지만 집합제한 조치를 적용해 방역수칙 준수 의무를 위반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C씨(42·여)는 "소규모 과외식 영어교습소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데 9월6일까지 휴원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언제까지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 상황이 계속될지 장담할 수 없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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