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 첫날 텅빈 서울시내.."불편해도 참아야죠"(종합)

사건팀 2020. 8. 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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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밤 대목 사라진 유흥가..24시간 식당도 문 닫아
실내체육시설·학원은 '텅텅'..카페는 "화장실도 안돼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수도권에서 시행된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인근이 한산하다. 2020.8.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수도권 일대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 첫날인 30일 오전 서울 시내 상가들은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24시간 운영하던 음식점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고 손님을 들일 수 없는 카페에도 빈자리만 남아 있었다.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운영을 할 수 없는 실내체육시설, 학원은 불이 꺼진 채 출입구도 굳게 잠겨 있었다.

◇토요일밤 대목은 사라졌다…24시간 식당도 문 닫아

오전 6시쯤 찾은 서울 시내 대표 번화가로 토요일 오후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늦게까지 이어져 귀가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 종종 보이던 홍대거리는 여느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소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새벽 시간(오후 9시~오전 5시)의 주점, 식당의 운영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24시간 운영을 자랑하던 주점과 식당들은 상당수 불이 꺼져 있는 상태였다.

유명 프랜차이즈 설렁탕집과 순댓국집은 밤사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한 해장국집은 29일자로 24시간 영업을 종료하고 30일부터 평일과 주말 영업시간을 조정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뒀다.

그나마 아침 일찍 문을 연 식당에서도 직원들은 가게를 찾는 손님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홍대 클럽 거리 인근에 자리 잡은 한 해장국집 직원 이모씨는 "이전에는 2층짜리 식당이 토요일 저녁만 되면 가득 찰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이제는 손님이 없다"며 "그나마 전날 저녁 찾아온 손님들도 정부 정책에 따라 자정이 되면 다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로 거리의 상권이 완전히 죽어버렸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식당 맞은편의 한 주점은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마무리되는 6일까지 아예 가게 문을 닫는다는 공고를 붙여놓기도 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의 한 카페 좌석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놓고 있다. 2020.8.30/뉴스1 © News1 강수련 기자

◇카페에선 화장실도 쓰지 못해…"방역 위해 어쩔 수 없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매장 내에서 취식이 불가능해진 카페에서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광화문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입구에서는 직원들이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방문객 기록을 위한 QR코드 등록을 설명하고 있었다.

주문대로 향하는 바닥에는 거리두기를 알리는 노란색 테이프가 붙어 있었고 줄을 선 손님이 앞 손님과 거리를 좁히려 하자 직원이 "잠시만요 고객님, 테이프에 맞춰 서 있어 주세요"라고 제지했다.

매장 내부자리에 앉을 수 없자 회의를 하러 카페에 찾았던 단체 손님들이 자리에 앉지 못해 카페 밖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가거나 매장 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 손님이 '인근 지하철역 화장실로 가야겠다'며 자리를 옮기는 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검은 배낭을 두르고 스타벅스를 찾았던 윤현숙씨(64·여)는 휴대전화가 없어 QR코드 인증을 못해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며 "다리가 아파서 잠시 쉬고 가려 했더니 돈 없는 사람 서러워서 어떡하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불편하더라고 카페 매장 이용을 하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전거를 타다가 카페에 들린 성하경씨(46)는 "(카페에서) 방역수칙이 잘 지켜진다고 생각한다"라며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휴일 오전이라 인근의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다만 근무하는 직원들도 적어 원래의 카페 업무에 더해 명부 작성, 온도 측정 등의 일을 함께하는 것이 버거워 보였다.

더불어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카페는 통제 대상이 아님에도 현장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었다. 한 개인 카페 직원은 "지침이 내려온 지 얼마 안 돼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며 혹시 몰라 카페 내 밀집됐던 좌석을 떨어뜨려 놨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각역 일대의 한 피트니스센터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운영을 중단했다.2020.8.30/뉴스1 © News1 김동은 기자

◇불 꺼진 채 잠긴 상가들…대형학원들도 '텅텅'

정부가 운영 자체를 금지한 서울 도심의 실내체육시설, 학원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서울 종각역 인근의 한 피트니스센터에는 '코로나 2.5단계 영업 중단'이라는 안내문이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 불가'라는 경고문과 함께 붙어 있고 불도 꺼져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프랜차이즈 피트니스 센터 당구장, 실내 야구장과 볼링장도 모두 문을 닫았다.

종각역과 종로3가 사이 위치한 대형학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평소라면 각종 외국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느라 많은 수험생들이 몰리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학원생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쯤 들어선 학원 인근 한 음식점의 점원은 "원래 점심시간 때면 손님들이 꽉 찼는데 (오늘은) 이제 한명 왔다"라며 마침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말했다. 이어 이 직원은 이제 9시까지밖에 일을 못 하니 직원들의 근무시간도 줄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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