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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韓 빠진 美·日 국방장관회담 "中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반대"

김상진 입력 2020.08.30. 15:49 수정 2020.08.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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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험 반대"
韓이 먼저 회담 제안 뒤 '코로나' 이유로 불참
"국방장관 교체 등 어수선한 상황 반영" 설명
시진핑 방한 추진..中 의제 논의는 정부 부담
중국 인민해방군이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6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 81.cn]


미·일 국방장관이 지난 29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만나 북한 미사일·대량살상무기(WMD)와 중국의 군사적 위협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지난 26일 중국이 남중국해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을 심각하게 봤다.

이와 관련, 마이니치신문은 "(양국은)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힘을 배경으로 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status quo) 변경 시험에 반대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30일 전했다. 한국이 빠진 가운데 동북아시아 주변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간 셈이다.

미 국방부도 29일(현지시간) 회담 결과 성명을 통해 "두 장관은 특히 통합 공중미사일방어(IAMD)와 정보·감시 및 정찰(ISR) 기능 등 동맹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또 "첨단 국방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네트워크 보안의 중요성과 정보보안 강화에도 합의했다"라고도 설명했다.

당초 이번 회담은 한·미·일 3국 간 국방장관 회의로 추진됐다. 한국이 지난 5월에 먼저 3국 회의를 제안했다. 3국 장관 회의는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 참석차 모여서 연 게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11월 17일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 방콕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현지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작 미국이 시기와 장소를 정해 개최를 요구하자, 한국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미국이 회담 참석을 요청한 시점은) 양국간 협의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불참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상황은 미·일이 더 심각한데, 한·미·일 정책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한국만 불참하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군 내에선 "코로나19 재확산 상황 이외에 최근 기조실장 등 주요 실장 교체·공백기였고, 국방장관 후임 문제 등으로 어수선한 국방부 사정이 반영됐을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한편에선 중국에 한목소리로 강경한 스탠스를 유지하는 미·일과 달리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을 거론한다. 지난 2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간 부산 회동에서 합의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조기 방한' 문제를 두고서다.

남동중국해 미중 갈등 고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대립 격화로 양국의 군사적 도발 수위가 점점 올라가는 상황에서 한·미·일 회의가 열리면 당연히 중국에 대한 대응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수밖에 없는데, 한국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어떤 입장을 내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 공조 문제와 달리 중국 이슈는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에 '불편한 상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 압박'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미·중간 전략적 패권 경쟁에 한·미동맹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며 "양측으로부터 압박을 받는 딜레마적 상황에서 정부가 최소한 기본적인 방향성(원칙)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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