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재단 이사장에 금품수수 복역 정치인" 남양주 여론 '분노'(종합)

이상휼 기자 2020. 8. 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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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30억 출연, 연간 5억9000만원 운영비 지원
김한정 "남양주시장은 시민여론을 수렴하라"
남양주복지재단 발기인 총회. 좌측 6번째 조광한 남양주시장., 우측 4번째 박기춘 전 국회의원. (남양주시가 배포한 사진) © 뉴스1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민주당에서 제명됐고, 뇌물죄로 상당히 중형을 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시장(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재단 이사장에 선임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금품수수 혐의로 징역 1년4개월이 확정돼 복역한 전력이 있는 정치인을 '남양주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가 분개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5일 정약용도서관에서 '재단법인 남양주시복지재단 설립을 위한 발기인 총회'를 열었으며, 다음달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시는 혈세 30억원을 출연해 매년 5억9000여만원의 운영비를 복지재단에 지원할 방침이다.

이 복지재단은 다산중앙로 다산행정복지센터 1층에 들어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대표이사 1명, 복지기획실장 1명, 직원 9명 등 1실2팀 11명의 조직으로 꾸려진다. 이사 8명, 감사 2명의 임원도 뽑혔다.

임원진 구성을 살펴보면 복지 전문가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대표이사는 남양주시 고위직 공무원을 지낸 인물로 내정됐으며 비상임 이사들은 각기 다산새마을금고 및 남양주축산농협 소속 인물, ㈜코리아쇼와록(금속가공제품제조업체)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이사장은 국회의원을 지낸 박기춘씨(64)로, 현재 직함은 ㈜우솔 대표다. 박씨는 안산도시개발㈜ 공동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박씨는 2011년부터 2015년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대표 김모씨로부터 현금 2억7000만원과 명품시계, 안마의자 등 3억5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4개월과 추징금 2억7868만원을 선고받고 복역한 인물이다.

시민들은 일제히 공분하고 있다.

남양주지역 사회복지 관련 대부격인 A씨(64)는 "박기춘씨가 국회의원을 하긴 했지만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한 적도 없고 관련 경력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경기북부에서 활동하는 B변호사(38)는 "복지재단 업무는 헌신성도 중요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된다. 박씨의 경우 1차적 자격에 흠결이 있다고 다수 시민들이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독단적으로 재단 이사장에 앉혔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씨를 이사장으로 선임한 배경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사진 전원의 경력을 보면 복지 전문가가 없다. 이름만 재단인데 무슨 재단인지 오리무중이다"고 끌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경기도 남양주을)은 30일 "남양주시는 '남양주복지재단' 이사장 선임을 재고하고 시민 여론을 수렴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조광한(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장은 시민세금 30억원을 출연하고 매년 6억에 가까운 운영비를 지원하는 '남양주복지재단'을 만들고 초대 이사장에 박기춘 전 의원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면서 "시민의 돈으로 운영될 복지재단 취지에 맞지 않는 인사다. 사회복지관련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기춘 전 의원은 수 년 전 부정한 금품수수로 유죄를 선고받고 큰 물의를 일으켰으며 자숙해야 할 사람"이라면서 "그런데도 주택관련 사업체를 차려놓고 각종 부동산 관련 이권사업에 기웃거린다는 시중의 우려를 듣고 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또한 "본인(박기춘) 스스로가 고사해야 할 일임에도 오히려 시청 공무원을 통해 자리를 청탁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복지사업은 복지관계자에게 맡겨야 한다. 복지기금의 모금을 둘러싼 잡음과 물의가 예상되는 전력을 가진 정치권 출신 인사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면서 "남양주시장은 복지재단 사업 방식과 인선 문제를 재고하기 바란다. 일방통행식 시정운영은 자제바란다"고 거듭 경고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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