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일보

"쉽게 갈아타세요".. 은행권 대환대출 경쟁 불 붙었다 [마이머니]

김희원 입력 2020. 08. 31. 03:02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금리 따져 타 은행 대출 상환 위해 대출
모바일로 심사·진행.. 예전보다 크게 간편
당국 대출규제 속 '우량대출' 유치 장점
금리, 신규대출 수준.. "결국, 마케팅 수단"
케이뱅크 '아담대' 흥행 대박.. 2차 준비
‘금융노마드’(더 나은 금리 및 혜택을 따라 거래 금융사를 옮겨 다니는 고객) 시대. 한 은행에서만 수십년 거래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고객들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은행을 옮겨 다닌다. 주로 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노마드’로도 불린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똑똑한 금융쇼핑이지만 은행 입장에선 ‘단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위기일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이 대환대출 상품 홍보를 통한 고객 빼앗기 경쟁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쉽게 갈아타세요” 대환대출 적극 홍보

대환대출은 타 은행의 기존 대출을 상환할 목적으로 받는 대출을 말한다. 예컨대 A은행에 신용대출을 받은 상태인데 B은행 금리 조건이 더 좋다면 B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다.

대환대출이 근래 처음 생긴 것은 아니다. 이전 대환대출과 최근 출시된 대환대출 상품들이 다른 점은 ‘쉬워졌다’는 것이다. 심사 및 진행을 모바일로 간편하고 빠르게 진행한 뒤 지점에 한 번만 방문하면 된다. 일정 조건에서 완전히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한 경우도 있다.

은행들이 갑자기 대환대출 경쟁에 뛰어든 이유는 각종 대출 규제로 공격적인 대출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미 심사를 거친 ‘우량대출’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뱅킹 기술 발달로 금리 비교와 심사 과정이 쉬워진 덕도 있다.

하지만 대환 목적이라고 해서 우대금리를 주는 것은 아니다. 거의 신규대출과 같은 금리가 적용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은행들이 있어 대환대출이 새롭게 보이고 마치 많은 혜택이 있을 것 같지만, 따져보면 일반 대출과 별 차이가 없다”며 “결국 고객 유치 경쟁을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다.
◆제1금융권 대환대출 속속 출시

어쨌든 금리가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방법도 어렵지 않다면 고민 없이 갈아타는 것이 금융노마드의 특성이다. 케이뱅크의 ‘아담대’(아파트담보대출) 흥행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최근 BC카드를 최대주주로 맞으며 재도약을 준비 중인 케이뱅크는 100% 비대면 담보대출을 내놨다. 은행권 최초 전자상환위임장 도입으로 대환 시 필요한 위임절차까지 모두 모바일로 가능하게 했다. 아파트 보유 및 거주 중인 직장인, 개인사업자라면 이용할 수 있다. 신규대출로는 1억원까지 생활자금 대출이 가능하며 대환대출 시 최대한도 5억원에 한해 최저 금리 연 1.65%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2.04∼4.20% 수준임을 고려하면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26일 진행한 사전예약 고객 1000명 모집에 2만6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한 만큼 출시 초반 안정적인 상품 운용을 위해 9월 초에 2차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해 과정과 시간을 단축한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 모바일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앱 하나원큐에서 ‘3분대출 갈아타기’를 누르면 타행 신용대출 보유 내역을 한눈에 보여주고 갈아탈 수 있는 금리와 한도가 즉시 산출된다. 스크래핑으로 직장과 소득 정보가 확인되기 때문에 서류가 필요 없다.

단, 영업점에 한번은 방문해야 한다. 대출 신청 5일 이내 원하는 영업점에 방문해 서명 등 대출 실행을 위한 과정과 상환 처리를 하면 된다. 개인별 한도 2억2000만원이며 최저금리는 연 2.258%(8월29일 기준)다. 하나원큐 갈아타기는 출시 후 9개월 동안(26일 기준) 고객 7273명, 4778억원을 유치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명 ‘컵라면 대출’로 불리는 하나원큐 모바일대출처럼 인기가 높다”며 “현재까지 5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4일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 갈아타기’ 출시했다. 하나은행과 같이 모바일 앱에서 대출 승인절차를 거친 뒤 원하는 영업점을 방문해 타행 대환을 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개인당 최대 2억원이며, 대출금리는 우대금리 적용 시 최저 연 2.01%이다. 상환방식은 만기일시상환, 분할상환, 마이너스 통장 모두 가능하며, 중도상환해약금은 면제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0일 ‘NH로 바꿈대출’을 출시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여러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 내역 및 대출 한도, 금리를 즉시 확인하고, 대출 신청 후 영업점 1회 방문하면 된다. 최대 1억5000만원까지 가능하며 대출금리는 최저 1.73%이다. 일시상환과 마이너스 둘 다 가능하다. 현재 시중은행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1년 이상 법인기업체 재직 중인 연 소득 3000만원 이상의 직장인이면 이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10일 출시해 2주일 동안 182명이 121억원가량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며 “금리면에서 경쟁력을 갖춰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비대면 대환대출 상품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시스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대환대출 전용 상품 출시 예정은 없지만 모바일앱 KB스타대출 상품을 대환 목적으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