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극찬' 피케티 책에서 중 불평등 관련 내용 삭제 요구

유세진 2020. 8. 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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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본주의와 불평등을 심도있게 비판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신작 '자본과 이념'(Capital and Ideology)이 중국에서는 출판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피케티는 자신의 새 책 '자본과 이념'에서 중국 불평등 상황에 대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중국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당분간 중국에서는 이 책이 출판되지 않을 것이라고 SCMP에 보낸 이메일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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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중국 측 요구 받아들일 수 없다" 거부
【서울=뉴시스】토마 피케티, 프랑스 경제학자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현대 자본주의와 불평등을 심도있게 비판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신작 '자본과 이념'(Capital and Ideology)이 중국에서는 출판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5년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에서의 불평등 급증을 파헤친 피케티의 2013년 역작 '21세기의 자본'에 대해 "마르크스의 이론이 지금까지도 타당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었다. '21세기의 자본'은 중국에서 수십만부가 팔리는 등 출간과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두었었다.

그러나 피케티는 자신의 새 책 '자본과 이념'에서 중국 불평등 상황에 대한 부분을 삭제하라는 중국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당분간 중국에서는 이 책이 출판되지 않을 것이라고 SCMP에 보낸 이메일에서 밝혔다.

출판물이나 방송, 온라인 콘텐츠 등을 엄격히 규제하는 중국에서 집권 공산당이 출판의 전제조건으로 검열을 요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피케티의 신간 '자본과 이념'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지만, 불평등 증가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관용, 소득과 부의 분배에 대한 공식 자료의 불투명성, 사회주의 정치 시스템과 고도로 불평등한 사회 간 역설 등에 많은 부분이 할애돼 있다.

상위 10%가 보유한 중국의 부의 비율은 1990년대 초 약 40∼50%로 스웨덴보다 불평등 수준이 낮았었다. 그러나 피케티의 새 책에 따르면 2018년에는 미국같은 불평등 사회와 거의 비슷한 70%까지 높아졌다. 피케티는 중국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러시아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피케티는 자신의 새 책에서 중국에서는 상속세나 세대 간 부의 세습에 관한 자료가 전혀 없다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 사회의 모순을 꼬집었다. 그는 "현재 중국 자본의 3분의 2를 민간 부문이 소유하고 있는데 민영화 및 경제 자유화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에 대해 전혀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피케티는 그러면서 시 주석의 주도 아래 불평등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 개혁 조짐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리가 드러난 일부 고위 공무원들이나 기업인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그러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빈부 격차 확대는 중국에서 간과할 수 없는 큰 문제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5월 "한달에 1000위안(약 17만원) 이하의 수입만으로 사는 중국인이 6억명에 달한다"고 밝혀 중국이 부국인지 빈국인지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중국 중앙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가구의 하위 20%가 보유한 재산은 전체의 2.6%에 불과한 반면 상위 10%가 47.5%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칼 마르크스가 주장한 '능력에 따른 생산과 필요에 따른 분배'는 중국에서는 아직 요원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15년 피케티의 '21세기의 자본'과 관련, "통제되지 않은 자본주의가 부의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검토해야 한다"면서 "자본주의에는 여전히 생산의 사회화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사이에 본질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국제 금융위기 이후 많은 서구 학자들이 자본주의의 단점을 반성하기 위해 다시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와 자본론을 찾고 있다"고 말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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