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폭증에 대기시간만 2시간..사장님은 "오토바이 사야하나"

김주현 기자 2020. 8. 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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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수도권에서는 지난 30일부터 저녁 9시 이후 식당 홀영업이 모두 금지됐다.

강동구에서 자취하는 김모씨는 "이제 넉넉잡고 2시간은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미리 주문을 한다"며 "웬만하면 배달을 안 시키고 싶지만 식당에 가긴 찝찝하고 매번 요리해 먹기도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종종 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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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정부대전 청사 출입구에서 배달음식 배송업체 직원들이 주문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 영등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일주일에 2~3번 저녁식사를 배달앱으로 주문해먹는다. 코로나19 이후 저녁약속이 뚝 끊겼고 혼자 자취를 하다보니 매 끼니마다 요리를 해먹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이씨는 "이전에는 평균적으로 30분 정도 기다리면 음식이 왔는데 요즘은 100분은 기본이고 2시간 넘게 기다려 본 적도 있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수도권에서는 지난 30일부터 저녁 9시 이후 식당 홀영업이 모두 금지됐다. 이후 시간에는 배달·포장만 가능해지면서 배달앱을 통한 음식배달 주문 건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배달의민족은 거리두기 2.5단계를 시작한 지난 주말 전체 주문량이 직전 주말보다 9% 가까이 급증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배달 주문에 비해 기사수가 부족하다보니 배달 지연이 극심해졌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타격이 심한 상황에서 돌파구라고 생각했던 배달주문까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자영업자들의 고심도 깊다. 이들 사이에선 "오토바이라도 사서 직접 배달에 나서야할 것 같다"는 한탄까지 나온다.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배달주문량 9% 늘었다

31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지난 주말(29~30일) 전체 주문량은 직전 주말(22~23일) 대비 8.8% 증가했다. 특히 카페·디저트류는 같은기간 주문 증가율이 15.3%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2.5단계부터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홀영업이 금지되고 배달이나 포장으로만 가능해졌다.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강동구에서 자취하는 김모씨는 "이제 넉넉잡고 2시간은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미리 주문을 한다"며 "웬만하면 배달을 안 시키고 싶지만 식당에 가긴 찝찝하고 매번 요리해 먹기도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종종 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대기 시간이 늘어나 힘든 건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토로한다. 배달대행 기사가 콜을 잡고 식당으로 오는 데만 30~60분이 걸리다보니 배달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배달지연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글이 게시판을 뒤덮고 있다. 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있다는 A씨는 "배달대행 업체의 대기 시간만 60분이 나왔다"며 "대기 시간이 길어 주문을 취소하는 손님들도 많고 예상시간을 넘으면 항의전화가 빗발쳐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줄줄이 인상되는 배달대행비에 이중고…"중고 오토바이라도 사야하나"
정부는 이륜차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다음 달부터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에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운행하고 있다./사진=뉴스1

자영업자들은 배달 지연시간이 길어진 데다 배달대행료까지 줄줄이 인상되면서 이중고에 빠졌다. 지역별로 기본 배달료에는 편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배달대행업체의 기본 배달료는 3000~3500원 정도다.

서울 지역 자영업자 B씨는 "기본 배달료 3500원에 코로나 할증 500원, 우천 시 날씨 할증 1000원, 아파트 단지 할증 1000원까지 더해지면 배달료만 6000원이 나간다"며 "다음달부터 기본요금을 더 올린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다른 업체로 바꿔야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중고 오토바이를 구매해 직접 배달을 준비한다거나 이미 자체 배달을 병행하고 있다는 글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업주끼리 오토바이 추천이나 보험료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또다른 자영업자 C씨는 "배달료가 인상되고 배달 시간이 빨라진다면 괜찮겠지만 지연시간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가격만 오르고 있다"며 "먼 거리는 아예 배달을 포기했고 자차를 이용해서 직접 배달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들도 늘어난 주문량에 고충은 있다. 여기에 장마나 태풍 등 기상 악화까지 겹쳐 배달기사들의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올 상반기 오토바이(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13.7% 늘어난 265명을 기록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기상 상황이 안좋을 때는 주문을 제한하거나 거부할 수 있어야하는데 제도적 근거가 없다보니 라이더들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업체들이 라이더를 유치하기 위해 배달료를 올리고 있다"며 "일시적인 코로나 특수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도 배달료가 지금보다 인상돼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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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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