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하는 코로나19 백신 더 효과적..동물시험 근육 주사보다 우수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0. 8. 3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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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대상 단 1회 투약으로 면역반응 생성확인
영장류와 사람 대상으로 안전성·효과 시험 예정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개발 중인 코를 통해 흡입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백신을 생쥐에게 시험한 결과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서 보호한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비강(콧속)을 통해 흡입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연구진이 동물시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예방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비강을 통해 흡입한 백신은 근육 주사를 통해 주입한 백신보다 더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일으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비강을 통해 1회 흡입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동물시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효과적인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곧 비인간 영장류와 사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는 8월 해외 저명 학술지인 '셀(Cell)'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코와 호흡기에 효과적…체내 다른 부위로 바이러스 감염 퍼지는 것 방지

이 흡입용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른 백신들과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초기 감염 부위인 코를 통해 약물을 전달한다. 연구진은 비강을 통한 약물 전달이 몸 전체에 강력한 면역 반응을 생성했으며 특히 코와 호흡기에 효과적이어서 바이러스 감염이 체내 다른 부위로 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의 주 저자 중 한 명인 마이클 다이아몬드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병질환과 교수는 "(백신 투약 후) 코와 기도 윗 부분의 내벽 세포에서 강한 면역반응을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생쥐들은 백신 투약 후 질병으로부터 보호됐으며 일부 개체에서는 바이러스가 제거된 증거를 확인했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쥐에서 감염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근육주사와 코를 통한 흡입 두 가지 그룹으로 분리해 각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주사를 맞은 그룹은 코와 폐에서의 감염을 예방하지 못했다. 이는 백신 접종 시 코로나19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감소할 수는 있어도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감염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반면 비강을 통해 약물을 전달한 그룹에선 상부 및 하부 호흡기관(코와 폐) 모두에서 감염을 예방했다. 즉 연구 결과만을 사람으로 대입할 경우 흡입용 백신을 맞은 사람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다른 부위에서도 감염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지도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데노 바이러스 조절해 안전, 단일 투여로도 강한 면역반응 생성 확인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에 삽입했다. 이후 해당 아데노 바이러스가 질병을 유발하지 못하도록 조절해 백신에 활용했다.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에 삽입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코를 통해 체내에 주입해 주사와 달리 통증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백신에 쓰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2가지 돌연변이를 일으켜 체내에 들어갔을 때 항체를 형성하는데 가장 도움이 될 만한 형태로 안정화시켰다고 밝혔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코로나19뿐 아니라 에볼라 바이러스 및 결핵 등 기타 전염병에 대한 연구용 백신에 유전물질을 옮기는 벡터로 자주 활용된다. 하지만 비강을 통한 흡입용 약물로 개발된 사례는 많지 않다.

또한 연구진은 "단일 용량으로 강한 면역 반응을 생성했다는 점도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완전한 보호를 위해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은 사람들이 2차 접종을 받지 않을 경우 그 효과가 매우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동물시험으로 효과 한계…영장류 및 인체 대상으로 임상시험 진행

다만 이번 연구는 매우 유망한 결과를 보였음에도 아직 생쥐를 통한 실험 결과로 이후 인체를 대상으로 제대로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곧 인간이 아닌 영장류를 대상으로 비강 내 백신을 시험하는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며 가능한 한 빨리 임상시험 단계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만 계속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며 "다음 단계 연구를 시작해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고 바이러스 유행을 억제할 수 있는 보호 면역을 유도할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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