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상원의장, 대만서 중국 보란듯 "나는 대만인이다"

조성은 2020. 9. 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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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방문 중인 밀로스 비르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이 1일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중국어로 "나는 대만인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비르트르칠 의장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서베를린에서 독일어로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어로 "나는 대만인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비르트르칠 의장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체코 정부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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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방문 중인 밀로스 비르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이 1일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중국어로 “나는 대만인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는 명언으로 잘 알려진 존 F 캐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1963년 서베를린 연설을 따라 한 것이다. 비르트르칠 의장의 대만 방문을 겨냥한 중국의 거센 외교적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비르트르칠 의장은 이날 입법원에서 약 45분 동안 연설하며 대만의 민주주의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대만과 직접 외교관계가 없는 국가의 의회 의장이 입법원에서 연설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과 체코는 국교를 맺지 않았지만 상당히 친밀한 비공식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르트르칠 의장은 연설에서 자신의 이번 대만 방문이 체코 상원의원 96%의 지지를 받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이 압박을 가하는 현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세계 각국의 의회는 민주주의 원칙과 자유정신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비르트르칠 의장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서베를린에서 독일어로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어로 “나는 대만인이다”라고 말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당시 연설에서 공산권에 맞서 서독과 서베를린 수호 의지를 밝힌 것처럼 그 나름대로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입법원 의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고 한다.

중국은 비르트르칠 의장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체코 정부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넣고 있다. 환구망에 따르면 친강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31일 블라디미르 톰시크 주중 체코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친 부부장은 비르트르칠 의장의 대만 방문이 “대만 독립 세력과 분열 활동을 공공연히 지지한 것”이라며 “중국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난폭한 내정 간섭”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유럽 순방 도중 “체코 상원의장의 공개 도발과 배후의 반중(反中) 세력을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반드시 막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하지만 비르트르칠 의장은 중국의 압박에 아랑곳 않고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는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예정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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