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생각도 하셔야죠"..광화문집회 참가 미 검사자에 '분통'

강남주 기자 2020. 9. 2. 06: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15 광화문집회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소식에 A씨(40·여·인천 남동구)는 분통을 터뜨렸다.

광화문집회에 참가한 인천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의 검사 이행명령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기준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광화문집회 참석자 비율은 58%에 달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천 거주 58% 검사 안 받아..불응·연락두절 272명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달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손자·손녀 생각도 좀 하셔야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8·15 광화문집회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소식에 A씨(40·여·인천 남동구)는 분통을 터뜨렸다. 혹시 자신의 아들(10)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서다.

광화문집회에 참가한 인천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검사가 더딘 것은 광화문집회에 참가한 이들의 방역 비협조가 주된 원인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를 비난하는 시민들이 많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의 검사 이행명령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기준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광화문집회 참석자 비율은 58%에 달한다.

◇미검사 전체의 58%…168명 검사 거부

이동통신 3사가 중대본에 제공한 광화문집회 참석 또는 일대를 방문한 인천 거주자는 2719명이다. 시는 지난 20일 이들에게 ‘30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달라’고 이행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약 58%인 1564명이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 그중 검사를 거부한 사람은 168명이고 104명은 아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1155명이 검사를 받은 결과 5명이 확진됐고 410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740명은 음성이 나왔다.

이는 전날(8월31일) 1079명에 비해 검사를 받은 인원이 불과 76명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검사완료까지는 약 20일이 더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광화문집회 당일부터 따지면 감염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이 한 달 이상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다.

특히 연락두절·검사거부자 중 무증상 환자가 있을 경우 이들이 끝까지 검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역사회가 감염 위험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인천 서구 불로중학교 학생 1명이 확진돼 이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DB)

실제로 광화문집회발 지역감염은 전국에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대본이 지난 1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 광주, 대구, 경기, 충북 등의 교회에서 광화문집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했으며 병원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1일 0시 기준 20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수도권 224명, 비수도권 195명 등 419명에 달한다.

인천에서도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B씨(71·남·인천 539)가 방문한 서구 심곡동 소재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38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B씨가 이 교회에 방문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추가 역학조사 중이어서 중대본이 분류한 '광화문집회발'에서는 빠졌다.

◇"미 검사자, 경찰 협조 얻어 강제조사"

이처럼 광화문집회발 확진자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A씨는 “광화문집회 참가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다들 손자·손녀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손자·손녀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검사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나 종교를 뛰어넘어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추홀구 한 교회 목사 C씨는 “코로나19는 내 가족, 내 지인들을 병들게 하는 전염병”이라며 “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정치·사상을 넘어 방역당국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경찰을 동원한 강제 검사까지 검토하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아직까지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연락이 안되는 대상에 대해서는 경찰의 협조를 받아 직접방문, 강제조사 할 것”이라며 “명령을 이행하지 않다가 확진될 경우 손해배상·구상권을 청구하고 고발하겠다”고 했다.

inamj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