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안되는데 슬금슬금 오르는 배달수수료, 결국 오토바이 샀어요"

김종윤 기자 2020. 9. 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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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업체가 9월1일부로 배달 수수료 기본요금을 1000원 인상해 4500원으로 조정하겠다는 통보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 배달대행업체는 강남권의 경우 1일부터 기본수수료를 1000원 인상해 4500원으로 조정했다.

배달 수수료 인상은 이들을 더욱 옥죄게 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수료 인상은 배달 주문량 대비 라이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배달 수수료 역시 인건비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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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식당 "남는 게 없다"..배달비 인상까지 이중고
배달업체 직원이 1일 배달음식을 들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국회도 포장, 배달음식이 늘고 있다. 2020.9.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31일 밤늦은 시간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배달업체가 9월1일부로 배달 수수료 기본요금을 1000원 인상해 4500원으로 조정하겠다는 통보였다. 사실상 기습 인상이었다. 배달 물량 급증과 라이더(배달원) 수급 문제로 어쩔 수 없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었다. 그는 "대행업체 교체를 고민했지만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라 크게 의미는 없다"며 "라이더가 많아 콜을 빨리 받고 있어 그냥 감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른 매출 부진에 배달비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내 영업 금지로 배달로 근근이 버텼지만 수수료 부담은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임대료와 배달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 라이더 부족 탓? 배달수수료 인상 릴레이

2일 업계에 따르면 한 배달대행업체는 강남권의 경우 1일부터 기본수수료를 1000원 인상해 4500원으로 조정했다.

배달 수수료는 기본요금에 거리(500m)에 따라 500∼1000원 추가되는 구조다. 야간 혹은 우천 시 할증이 붙으면 6000∼7000원 넘기기 일쑤다. 자영업자가 소비자에게 받은 배달비는 3000원 안팎. 나머지 금액은 고스란히 자영업자 몫이다.

수도권 자영업자는 오후 9시 이후 실내 영업 금지로 매출 대부분을 배달에 의존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 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 대비 8.8% 증가했다.

그래도 평소 매출을 따라가긴 역부족이다.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2.5단계 시행 이후 수도권 매장 매출이 약 30% 하락했다. 유명 외식 브랜드는 뷔페를 중단했고 저녁 장사 포기로 매출은 50%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배달 수수료 인상은 이들을 더욱 옥죄게 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자영업자 A씨는 "저녁 9시 이후 음식점 밀집 지역엔 배달 오토바이가 유동인구보다 많다"며 "야금야금 오르는 배달 수수료는 자영업자를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배달대행 업계엔 부릉·배민라이더스·쿠팡과 같은 전국구뿐 아니라 지역별 소규모 업체까지 가세해 경쟁하고 있다. 최근 배달주문이 급증하면서 라이더 수급은 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몇몇 업체가 라이더 수급을 이유로 수수료를 올리면 '도미노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수료 인상은 배달 주문량 대비 라이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배달 수수료 역시 인건비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이 31일 청사 출입구에서 배달음식을 받아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음식 및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2020.8.3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음식값·배달비 올릴까…매출 하락 우려에 포기

자영업자들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음식값 혹은 배달비 인상을 검토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1000∼2000원 인상은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 자영업자는 "소비자가 배달비를 감내하는 수준은 3000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음식 가격 혹은 배달비를 올리면 매출 하락은 당연하다"고 우려했다.

최근 수수료가 오르면서 직접 배달을 고민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추가 비용 지출까지 더해진다면 폐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서다.

한 자영업자 K씨는 "오토바이 운전 경험이 없어 직접 배달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생각이 달라져 안전한 오토바이 구매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지난달 배달용 오토바이를 마련했다고 했다. 그는 "배달 주문이 많아 100% 직접 감당하긴 어려워 수수료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며 "매장에서 가까운 주문 중 30% 정도는 직접 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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