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집에서 '혼공' 할게요" 학교 안가는 고3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수도권,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홀로 등교'를 이어가는 고3 학생 중 집에서 공부하는 '가정학습'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2학기 앞두고 시작된 코로나19 재유행에 감염을 우려한 선택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혼공'(혼자서 공부)을 택해 학습에 매진하겠다는 이유가 꼽힌다.
특히 일반계 고교에 다니면서 정시를 준비하는 고3을 중심으로 학교에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 많고 수능 공부를 위한 면학 분위기가 좋지 않아 가정학습을 선택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시를 준비하는 고3 A씨는 "16일 예정된 9월 모의평가 전까지 마지막으로 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학교에서는 자습 대신 수업을 진행하고 같은 반에 시험도 얼마 안남았는데 웃고 떠드는 친구들이 많아 가정학습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달 15일까지 가정학습을 한다는 고3 B씨는 "개학하자마자 가정학습 관련 학부모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신청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아 선생님이 신청서를 쓸 사람은 쓰라고 교탁 위에 서류를 올려놓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 개학해 학교에 등교한 고3 C씨는 "코로나19 걱정에 가정학습을 신청할지 고민 중"이라며 "9월 개학 후 같은 반 학생 대부분이 가정학습을 신청해 8명만 등교해 수업했다"고 말했다.
가정학습 사용에 대한 허용 범위나 신청에 대한 선생님들의 반응도 각급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긍정적으로 허용해주는 학교가 있는 반면 개학 후 1주일은 등교수업을 한 뒤 가정학습 신청을 허용하겠다는 학교가 있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마감과 수능과 수시전형 원서 접수 기간이 있는 9월까지는 등교수업을 해야 한다고 방침을 정한 학교도 있다.
학교 재량으로 가정학습이 신청을 반려당한 고3 학생 중에서는 교육청에 민원을 넣어 가정학습을 결국 하게 됐다는 학생도 나온다.
가정학습 신청이 학교로부터 거절당한 고3 D씨는 "정시 준비를 위해 가정학습을 신청하려 했는데 교장선생님이 '다른 주위 학교에서도 잘 쓰지 않는다'며 부정적으로 말씀하셨다"며 "교육청에서 지침을 내린 사항인데 못 쓰게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려워 교육청에 문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를 유지하는 경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승인할 수 있는 사유에 '가정학습'이 포함된다. 시·도 교육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교외체험학습은 기간에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이 인정된다.
연간 교외체험학습 허용 기간이 가장 긴 곳은 경북도교육청으로 60일, 가장 짧은 곳은 14일에 불과한 세종시교육청이다. 충북도교육청(45일), 경기도교육청(40일) 순으로 교외체험학습 허용 기간이 길었다. 이어 충남도교육청 37일(초등학교 기준), 서울시교육청 34일(초등학교 기준), 전북도교육청 34일, 광주시교육청 34일, 울산시교육청 30일, 제주시교육청 30일 등이다.
한편 교육부는 9월 말 이후에는 고3 매일 등교원칙을 해제할 계획이다. 대학입시 수시모집 전형에 제출할 학생부 기재가 마감되고 원서접수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고3 등교 방식을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7일 오후 영상으로 기자들과 만나 "학생부 기재가 마감되고 수시 원서접수가 끝나면 (고교에) 밀집도 3분의 1 이하로 유지하라는 기준만 정해주고 어느 학년이 등교하도록 할 것인지는 학교가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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