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석해놓고 "서점 갔다"..방역 당국, 거짓말에 '몸살'
[앵커]
지난 광복절 집회 일부 참석자들이 거짓 동선을 말하거나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한 집회 참석자는 방역 당국에 "서점에 갔다"는 거짓말을 해 역학 조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광복절 도심집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정부는 참가자들의 자발적 검사를 요청했습니다.
[권준욱 /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지난달 18일) : 확진자가 다수 나온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접촉자분들의 신속한 검사, 격리 그리고 적절한 치료가 매우 매우 긴급히 필요합니다.]
경기도는 진단검사를 반드시 하라는 행정명령까지 발동했습니다.
[이재명 / 경기도지사 (지난달 18일) : 서울 광화문 일대 집회에 참석한 경기도민은 8월 30일까지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방문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집회 참석자 모임 '청년애국단' 회원 A 씨는 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열흘 뒤, 방역 당국의 GPS 추적으로 광화문 체류 사실이 들통 나자, 그때야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마저도 거짓 진술을 계획했습니다.
단톡방에서 다른 회원들에게 "집회엔 안 갔다고 말하겠다"고 공언한 겁니다.
회원들의 암묵적인 동의 속에, 일부는 못 믿을 보건소보단 병원으로 가라고 부추겼습니다.
실제 A 씨는 병원에서 진단검사를 받으며 "광화문에는 책을 사러 갔다"고 허위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확진자들의 거짓말이 더 큰 화를 키운 사례는 상당합니다.
광주에선 일가족 5명이 집회 참석 사실을 숨긴 채 2주 동안 거리를 활보해 지역 전파 우려가 커졌고,
집회에 간 적 없다며 검사를 거부한 편의점 직원은 뒤늦게 확진돼, 근처 기업 임직원 등 2천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안 되는 집회 참가자는 아직도 7천여 명에 달합니다.
[김강립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지난 1일) : '나 하나쯤', '설마'하는 방심과 거짓말이 이웃의 일상을 중지시키고 사회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거짓말 한마디에 행정력이 낭비되고, 신속한 역학조사가 차질을 빚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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