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7위 강풍 마이삭에 전국 6만4천가구 정전 '공포의 밤'(종합2보)

김선호 2020. 9. 3. 04: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 초속 49.2m 강풍에 아수라장..경남·부산서도 인적·물적피해 속출
강원도에는 시간당 124mm 폭우로 침수 피해..전남까지 생채기
아수라장으로 변한 골목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사상구 한 골목에 강풍에 떨어진 구조물이 널브러져있다. 2020.9.3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sj19@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와 남해안에 역대급 강풍을 몰고 와 피해가 속출했다.

3일 오전 2시 20분께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강한 중형급 태풍의 위세를 떨쳤다.

앞서 제주에서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고산)가 넘는 강풍과 함께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를 뿌린 마이삭은 남해안 상륙 이후에도 전남에서 경남에 걸쳐 강풍 피해를 줬다.

마이삭이 제주에서 기록한 순간 풍속은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했다.

특히 제주 3만6천여가구, 경남 2만여가구, 부산 3천800여가구 등 6만4천여 가구가 강풍에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마이삭은 지난달 26일 서해를 지나간 제8호 태풍 바비와는 이동 경로와 피해 규모 면에서 천지 차이였다.

강풍에 떨어진 간판 (창원=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경남 창원시 한 도로 위에 떨어진 간판을 119 소방대원이 수습하고 있다. 2020.9.3 [창원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mage@yna.co.kr

◇ 경남 거제 거쳐 부산 상륙…인명·강풍 피해 잇따라

마이삭은 기상청 예보보다 조금 이른 3일 오전 1시 40분께 경남 거제도 남단을 지나 오전 2시 20분께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순간 초속 46.6m(통영 매물도 기준)에 달하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마이삭으로 인해 통영, 창원 등 8개 시군에서 2만514가구가 정전됐다.

일부는 복구가 이뤄졌지만 1만5천가구 이상은 창문을 때리는 강풍이 부는 밤을 어둠 속에서 버텨야 했다.

정상적인 전기 공급은 날이 밝거나 태풍이 완전히 한반도를 빠져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오후부터 3일 오전 0시까지 정전, 가로등 흔들림, 현수막 날림 등 태풍 피해 신고가 경남·창원소방본부에 접수된 것은 100건이 넘었다.

1년 중 가장 수위가 높은 대조기와 겹쳐 창원시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에는 바닷물이 넘쳐 침수되기도 했다.

강풍에 날아간 현수막 (부산=연합뉴스) 3일 오전 부산 동래구 안내 표지판에 바람에 날아온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9.3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sj19@yna.co.kr

경남도는 18개 시군 전역에서 3천258명이 쉼터나 복지센터 등으로 대피했다.

현재까지 경남지역에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태풍 상륙에 앞서 강풍이 불자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 등 대부분 대교가 통제됐다.

마이삭이 관통한 부산에서는 3일 오전 4시 현재 5명의 부상자가 나오는 등 피해가 컸다.

3일 오전 2시 17분께는 부산 해운대 미포선착장에서 50대 남성이 방파제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바람에 왼쪽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각 해운대구 한 편의점 앞에서 강풍에 흔들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붙잡던 60대 남성은 냉장고가 쓰러지는 바람에 깔려 기절했다가 구조됐다.

오전 0시께 부산 동구 도심하천인 동천에 40대 여성이 빠졌다가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마이삭 북상, 부산 동천서 40대 구조 (부산=연합뉴스)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지난 2일 오후 부산 동천에 빠진 40대 여성을 소방대원이 구조하고 있다. 2020.9.3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sj19@yna.co.kr

앞서 2일 오후 11시께는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50대 남성이 발등과 뒤꿈치에 강풍에 깨진 유리 조각을 맞아 다치기도 했다.

동구 수정동 교차로에는 가건물 형태 이동식 집이 도로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재 구조물이 도로 위로 쓰러져 도로가 전면통제됐고, 동서고가로에 있는 높이 5m 구조물도 일부 파손됐다.

강서 체육공원 앞 도로에는 사무실 용도로 쓰던 컨테이너가 바람에 밀려와 도로를 막았다.

이외에도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부러지고 건물 외벽이나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골목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사상구 한 골목에 강풍에 떨어진 구조물이 널브러져있다. 2020.9.3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sj19@yna.co.kr

이날 오전 1시 기준 부산소방본부에 접수된 강풍 피해 신고는 145건에 달했다.

부산에서는 강풍에 3천874가구가 정전돼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강풍에 동서고가로,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 등 35곳의 교량이나 도로가 통제됐다.

열차 운행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오후 9시 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다.

코레일도 오후 11시부터 내일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한다.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중지된다.

지붕 뚫고 꽂힌 구조물 (울산=연합뉴스) 3일 강풍에 날아온 길쭉한 형태의 구조물이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의 한 주택 지붕을 뚫은 뒤 꽂혀 있다. 2020.9.3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km@yna.co.kr

태풍이 관통한 울산에서도 강변센트럴하이츠 아파트 670여 가구를 포함해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1천300여 가구, 북구 달천아이파크2차 930여 가구 등 2천900여 가구가 정전됐다.

강풍에 울주군 두동면 도로에 나무가 쓰러지고 중구 반구동 한 건물에서 타일이 떨어지는 등 총 81건의 피해 신고가 소방본부에 접수됐다.

3일 오전 0시 33분께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한 주택에서는 강풍에 날아온 길쭉한 형태 구조물이 지붕을 뚫고 집안에 꽂히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집에 사람이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남구 선암동에서는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다.

◇ 초속 49.2m 역대급 강풍에 제주는 차 뒤집히고 정전·단수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를 넘는 강풍이 불고, 산지에 1천㎜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제주도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고산에서 측정된 초속 49.2m 바람은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하는 강풍이었다.

1위는 초속 60m를 기록한 태풍 매미(2003년)였고 쁘라삐룬(2000년·초속 58.3m), 루사(2002년·초속 56.7m), 차바(2016년·초속 56.5m), 나리(2007년·초속 52m), 볼라벤(2012년·초속 51.8m), 테드(1992년·초속 51m) 다음이었다.

이날 오후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고립됐다.

제주 탑동 방파제 월파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 만조 현상까지 겹쳐 2일 밤 제주시 탑동 방파제를 넘어 월파 현상이 계속돼 인근 저지대 주택이 침수됐다. 3일 새벽 한 경찰관이 저지대의 차량통행 제한하기 위해 순찰을 하고 있다. 2020.9.3 jihopark@yna.co.kr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항에 정박해 있던 모터보트 1척은 침몰했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구좌읍 송당리에서는 전신주가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9시 기준 481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도 산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돼 차량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또 한림읍 금악리에서도 집중호우로 2명이 차량에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구조했다.

침수된 제주시 해안가 주택가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퍼부은 폭우에 만조 현상까지 겹쳐 2일 밤 제주시 삼도2동 119센터 인근 저지대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됐다. 사진은 3일 새벽 물에 잠긴 삼도2동 골목길의 모습. 2020.9.3 jihopark@yna.co.kr

구좌읍 행원리에서는 강한 바람에 미니쿠퍼 차량 1대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강풍에 전기 공급이 끊겨 제주도 전역에서 3만6천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 태풍 영향권 강원도에는 '물폭탄'…전남도 침수·정전 피해

강원도에서는 태풍이 몰고 온 넓은 비구름 탓에 동해안을 중심으로 집중 호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오전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양양 264㎜, 속초 설악동 262㎜, 양양 강현 197㎜, 고성 간성 154㎜, 북강릉·속초 청호 150.5㎜, 삼척 신기 94.5㎜ 등이다.

양양에는 2일 오후 7시 25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124.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강릉에도 퇴근 시간대에 시간당 30∼50㎜의 굵은 빗줄기가 퍼부었다.

이 때문에 폭우에 주택, 차량,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나무 쓰러짐 등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고 하천 범람으로 차량이나 마을이 침수돼 40여 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마이삭의 왼쪽에 있는 전남 여수 등에서도 초속 44.6m 강풍과 시간당 최대 54㎜의 폭우가 쏟아졌다.

옴짝달싹 못 하는 차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2일 오후 많은 비가 내린 강원 속초시 도심이 빗물에 잠겨 차들이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속초지역에는 이날 오후 들어 시간당 30∼70㎜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2020.9.2 momo@yna.co.kr

전남 곳곳에서 간판 파손과 가로수 전도 등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여수 거문도에는 강풍에 500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마이삭은 영남지역을 비롯한 동쪽 지방 도시들을 관통해 이날 오전 6시께 강릉 남남동쪽 약 80㎞ 부근 육상에 도달한 뒤 동해로 빠져나갔다가 정오께 다시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마이삭은 저녁 북한 청진 북서쪽 부근 육상에서 점차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

(차근호 김근주 백나용 한지은 김동민 이종건 이해용 박영서 형민우 박철홍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 김민희가 받은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이 사라진다?
☞ 김진애 "김태흠이 찌른 옷 세탁기에…이게 국민의힘이냐"
☞ 이번엔 한반도 관통?…마이삭 가자마자 하이선 7일 상륙
☞ "거대한 파도 급습한 공포의 한 시간"…삼척 임원항 초토화
☞ 정경심 재판에 나온 조국, 증언거부…검찰 "진실 밝히겠다더니"
☞ 욕조에 앉아 혼자 놀던 1살 남자아이 물 들이켜 중태
☞ '덜덜 떨리는 창문 테이프 붙이려다' 유리 깨지며 그만…
☞ "김정은, 북미정상회담 중 백악관 여성대변인에 '윙크'"
☞ '뉴욕 vs 시카고, 총격 많이 날 곳 찾기' 내기 걸게 한 술집
☞ 분수대에서 죽은지 181년 된 사람 심장 발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