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공격한 '노비촉'은?..김정남 독살한 VX보다 8배 강력

양소리 2020. 9. 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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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촉은 옛 소비에트연방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물질이다.

BBC에 따르면 노비촉이란 이름은 러시아어로 '신입' 혹은 '새로 온 사람'을 뜻한다.

노비촉 일부는 변형된 형태로도 사용되는데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2017년 당시 암살됐을 때 사용된 맹독성 물질 'VX' 신경작용제보다 5∼8배 강력하다.

영국 레딩대의 게리 스티븐스 약학과 교수는 "노비촉은 사린, VX보더 더 위험하고 정교한 물질로 식별도 힘들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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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에서 만든 4세대 화학무기로 알려져
2018년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에 사용
韓육사 교수 "기존 해독제로 치료 불가"
[옴스크=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러시아 옴스크의 공항으로 실어나르기 위해 구급차가 준비된 모습. 나발니는 지난 20일 독성 물질이 섞인 차를 마신 후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었다. 독일 비정부기구(NGO) 시네마평화재단은 나발니를 이송하기 위해 러시아 옴스크로 응급 의료 항공기를 급파했다. 2020.08.22.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독극물에 중독돼 의식을 잃은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는 치명적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신경작용제 '노비촉(Novichock)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2일(현지시간) 드러났다.

노비촉은 옛 소비에트연방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물질이다. 2018년 영국의 솔즈베리에서 벌어진 러시아 '이중스파이'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 시도에 사용되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노비촉이란 이름은 러시아어로 '신입' 혹은 '새로 온 사람'을 뜻한다. 소련이 1970~1980년대에 개발했던 화학무기 물질을 새롭게 발전시키며 이같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소련은 당시 '폴리안트(Foliant)'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 생화학무기를 만드는 데 집중했는데 노비촉은 이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4세대 화학무기다.

노비촉이 만들어진 구체적인 시기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 존재가 최초로 확인된 건 1990년대 화학자 빌 미르자야노프 박사가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발언하면서다. 후에 미국으로 망명한 미르자야노프 박사는 그의 자서전 '국가의 비밀(State Secrets)'을 통해 노비촉의 화학 구조를 공개했다.

노비촉 일부는 변형된 형태로도 사용되는데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2017년 당시 암살됐을 때 사용된 맹독성 물질 'VX' 신경작용제보다 5∼8배 강력하다. 영국 레딩대의 게리 스티븐스 약학과 교수는 "노비촉은 사린, VX보더 더 위험하고 정교한 물질로 식별도 힘들다"고 설명한다.

노비촉이 독성을 유지하는 기간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미르자야노프 박사는 "몇 달 동안 지속되는 물질은 아니다"고 발언했으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밀폐된 용기에 보관되어 있는 경우 몇 달, 혹은 최대 몇 년 동안 (독성이) 지속된다"고 설명한다.

[모스크바=AP/뉴시스]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 반(反)체제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일행을 막은 러시아 의료진들이 이번엔 나발니에서 독극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연설 중인 나발니의 모습. 2020.8.21.


형태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액체 형태인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최근에는 고체 형태의 노비촉도 확인되고 있다. 이 경우 미세한 분말 상태로도 제조돼 유통될 수 있다.

효력도 강력하다. 일부 노비촉의 경우 짧으면 30초, 늦어도 2분 사이에 효력을 발휘한다. 호흡을 통한 흡입, 섭취는 물론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된다.

국내에서도 노비촉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됐다.

지난해 8월 한국 육군사관학교의 정근홍 물리화학과 교수는 '노비촉 신경작용제 후보물질의 독성에 대한 양자역학적 이론'을 국제 저명학술지인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에 게재했다.

양자역학적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정 교수는 일반적인 신경작용제가 효소와 한 번 결합하는 것과 달리, 노비촉은 두 번 결합 가능한 특성이 있어 기존 해독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명적 화학무기에 대한 해독제와 치료 방법 개발 등 국제적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갖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노비촉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역내에 노비촉 비축량은 없다"고 발표한 상태다. 러시아 유엔대사는 앞서 "소련의 신경작용제 개발 작업은 1992년 모두 중단됐다"며 "2017년에는 모든 비축량을 없앴다"고 밝혔다. 실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2017년 9월 러시아가 보유한 화학무기 3만9967t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나발니의 중독사건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당국과 관련 없는 일이라도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는 러시아 야권의 핵심 인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서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 20일 러시아에서 항공편으로 이동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독일 정부의 지원 하에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여전히 의식이 없지만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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