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장신구 치장하고 나타난 1천500년전 신라여성(종합)

임동근 2020. 9. 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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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호분서 금동관·금동신발 등 피장자 착용 장신구 일체 발굴..전체 공개는 처음
"경주 황남동 신라시대 무덤주인 금동관은 '데스마스크'로 추정"
경주 황남동 120-2호분 금동관, 금드리개, 금귀걸이, 가슴걸이 노출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경북 경주의 신라 시대 무덤에서 금동관과 금동신발, 금귀걸이, 가슴걸이, 은허리띠, 은팔찌, 구슬 팔찌, 은반지 등 장신구 일체가 무덤 주인이 착용했던 상태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피장자가 장신구 일체를 장착한 상태로 노출돼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경상북도·경주시는 신라 왕경(王京, 수도)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조사에서 지난 5월 금동신발과 금동 날개(동전 크기의 둥글납작한 금동 장신구)가 발견된 데 이어 무덤 주인이 머리부터 발치까지 장착했던 6세기 전반 제작된 장신구 일체가 최근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무덤 주인은 머리 부분에 금동관을 썼고, 굵은 고리 귀걸이를 양쪽에 하고 있으며, 금동신발을 신었다.

문화재청은 "경주 지역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에서 피장자가 신발을 신은 사례는 이번이 최초이며 금동관과 귀걸이, 가슴걸이, 허리띠, 팔찌, 반지, 신발 등 장신구를 모두 갖춘 형태로 출토된 것은 1973∼1975년 발굴 조사한 황남대총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돌무지덧널무덤은 지면 아래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 덧널을 조성한 뒤 돌을 쌓아올리는 고분 양식이다.

금귀걸이 주변 유물 노출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문화재청 유튜브(https: www.youtube.com/chluvu)에서는 유물 발굴과 관련한 현장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번에 발굴된 금동관은 맨 아래에 관테(관을 쓸 수 있게 만든 띠)가 있고, 그 위에 3단의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3개와 사슴뿔 모양 세움 장식 2개를 덧붙인 형태다. 관테에는 뒤집힌 하트 모양 구멍이 가지런하게 배치돼 있으며,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끝부분에도 거꾸로 된 하트 모양 구멍이 있다. 또 관테에는 곱은옥과 금구슬로 제작해 늘어뜨린 장식인 금드리개가 달려 있다.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현장 설명회에서 "관테와 세움 장식 사이에 'ㅜ', 'ㅗ' 모양 무늬로 뚫린 판이 있는데, 세움 장식의 상단에서도 이런 판의 흔적이 일부 확인됐다"며 "이 판이 관모(冠帽)인지, 장식용이었는지는 추가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판이 관모라면 경주 지역 돌무지덧널무덤의 피장자가 관(冠)과 관모를 동시에 장착한 첫 사례이며, 장식용일 경우에는 출토된 사례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설명회에서 "금동관이 이마 위에 씌워진 것이 아니라 망자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가슴걸이가 원래 위치를 유지했다면 가슴걸이 위쪽 끝부분과 금동관이 겹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금동관은 망자의 얼굴을 덮은 이른바 '데스마스크'(Death Mask)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무덤에서는 굵은 고리 귀걸이 1쌍과 남색 구슬을 4줄로 엮어 만든 장식용 가슴걸이가 확인됐다.

오른팔 은팔찌와 구슬팔찌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은허리띠와 4점이 한묶음인 은팔찌와 은반지가 양팔에서 발굴됐다. 오른팔 팔찌 표면에서는 크기 1㎜ 내외의 노란색 구슬이 500점 넘게 출토됐는데, 이 구슬로 만든 팔찌는 은팔찌와 함께 끼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은반지는 오른손에서 5점, 왼손에서 1점이 출토됐다.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왼손 부분이 완전히 노출되지 않아 추가 조사를 통해 왼손 부분에서 은반지가 더 출토될 가능성이 있으며, 천마총의 피장자처럼 손가락마다 반지를 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동신발은 'ㅜ', 'ㅗ' 모양의 무늬를 번갈아 뚫은 앞판과 달리 뒤판은 무늬를 새기지 않은 사각 형태였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관과 신발은 장례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장자의 키는 금동관 중앙부에서 금동신발 뒤꿈치까지 길이가 176㎝인 것으로 보아 170㎝ 내외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김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유물로 성별을 구분하는데 굵은 고리 귀걸이와 방추차, 청동다리미가 출토됐고, 남성 무덤에서 발견되는 큰 칼이 없는 것으로 봐서 피장자는 여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허리띠, 은팔찌, 은반지 노출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또 "은허리띠의 드리개 연결부가 세모인 것은 처음이며, 부장 칸에서 출토된 철솥의 좌우에 고리 자루 모양 손잡이가 부착된 것도 기존에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작은 무덤이지만 장신구 일체를 갖춘 것으로 볼 때 무덤 주인은 귀족층 최상위 계급이거나 왕족으로 추정된다"며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부분이 많아 추후 연구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피장자가 착장하는 장신구 종류와 위치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문화재청이 이날 처음으로 진행한 온라인 발굴현장 설명회에는 2천800여명이 접속해 다양한 질문과 댓글을 남기며 지켜봤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발굴조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공개해 국민 누구나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발굴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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