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전복·산사태·크레인 전도..동해안 태풍에 '초토화'(종합)

강원영동CBS 유선희·전영래 기자 2020. 9.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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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침수지역 강릉 경포 진안상가 또 잠겨
삼척 임원항 월파로 침수..어선 20척 파손
강풍에 타워크레인 전도..인명피해는 없어
동해안 강풍특보, 시설물 관리·안전사고 유의
3일 오전 7시 40분쯤 태풍 마이삭에 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고성 진부령 46번 국도가 한때 통제됐다. (사진=고성군청 제공)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원 동해안 지역을 할퀴고 가면서 저지대 도로와 주택 곳곳이 물에 잠기고, 토사가 유출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또 이번 태풍은 거대한 파도가 육지를 덮치면서 항구 일대가 침수되고 건물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상습 침수지역은 피해가 되풀이 됐고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전도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342명이 일시 대피했고 이재민은 52세대 93명 발생했다.

3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5시까지 내린 비는 미시령 496㎜, 진부령 491.2㎜, 양양 333.5㎜, 강릉 231.4㎜, 고성 간성 230㎜, 속초 211.5㎜, 동해 114.4㎜, 삼척 99㎜ 등이다.

3일 태풍 마이삭으로 강릉 경포 진안상가가 침수됐다. (사진=유선희 기자)
강릉 옥계면에서는 이날 오전 주수천이 범람해 원평교에서 산계3리 초입의 통행을 금지했다. 연곡면 장천마을 일대도 범람하면서 삼산1리경로당 진입도로와 주차장이 유실돼 조치가 진행 중이다. 상습 침수지역인 경포 진안상가 일대는 어김없이 '또' 침수돼 주민들은 그저 망연자실 해야 했다.

삼척 임원항에서는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정박해 있던 선박 4척이 전복되는 등 20척이 파손됐고, 임원항 일대가 물에 잠겼다. 바닷물이 빠진 임원항은 부서진 어구와 나무판자 등으로 쑥대밭이 됐다. 인근 상가 일대는 나무판자 등으로 마치 쓰레기더미로 변했다. 어판장과 활어회센터 건물 2층은 파도가 넘어오면서 지붕이 뜯기고 건물 일부도 파손됐다.

고성 역시 바닷가 곳곳에서 '월파'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근 상가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파도가 최대 4~5m로 일면서 해변도로와 인근 상가를 위협했다. 대표 관광지인 대진항과 초도항, 천진항 등에서는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거침없이 '내뱉어'졌다.

3일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에서는 월파 현상이 나타나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사진=삼척시청 제공)
이런 가운데 삼척시 가곡면 5개 마을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350여 가구가 불편을 겪기도 했다. 오십천 일대 장미공원과 삼척중학교 운동장 등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양양지역에서는 지난 2일 밤 1시간 동안 무려 12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속초 설악동에는 시간당 70mm, 고성 간성에도 시간당 57.5mm의 폭우가 쏟아져 영북지역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다.

양양지역 7번 국도와 속초 동해대로 청대초교 삼거리∼청초지구대 양방향 도로, 고성 진부령 46번 국도 등 곳곳이 한때 침수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3일 오후 1시쯤 고성군 원암리 델피노 호텔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전도됐다. (사진=고성군청 제공)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쯤 고성군 원암리 델피노 호텔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전도되는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어 고성군 오호리의 한 민박집과 광산 4리의 한 주택 등에서 지붕이 날아가기도 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4시까지 인명구조 11건, 배수 지원 23건, 안전조치 2312건 등 피해 신고 346건을 접수했다. 또 강원도는 현재까지 공공시설 86건, 사유시설 67건, 정전피해 2건 등 155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재민은 삼척 3세대 3명, 고성 2세대 2명, 양양 46세대 87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삼척과 양양지역 이재민 3명, 21명이 귀가했다. 또 232세대 342명은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일시 중단됐던 KTX 강릉선·영동선·태백선은 오는 4일 일부 운행을 재개한다.

3일 태풍 마이삭으로 고성군 오호리의 한 민박집 지붕이 떨어졌다. (사진=고성군청 제공)
현재 강원산지와 동해안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동해중부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동해중부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강원도는 태풍이 지나간 후 강원산지에는 시간당 1mm 미만의 약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고, 그 밖의 지역은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며 "바람은 최대순간풍속 초속 10~45m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어 "내일(4일) 아침까지 강원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많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강원 동해안에는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로 범람할 수 있으니, 침수피해와 해안가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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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유선희·전영래 기자] y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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